
아파트 정원의 수로가에서 자라는 붉나무들이 하얀 꽃을 피웠다.
꽃을 살펴보다 보니 올해에는 붉나무 잎에 여기저기 오배자들이 달렸다.
많이 자란 것도 있고, 아직 덜 자란 것들도 여러 개가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하나도 없었는데, 올해는 많이 달렸다.
아마도 오배자면충이 많이 놀러 왔나 보다.
붉나무 오배자는 옻나무과(Anacardiaceae)에 속한 낙엽 소교목인 붉나무에 기생하는 오배자면충(Schlechtendalia chinensis)이라는 진딧물이 붉나무 잎 날개에 기생하며 만들어 내는 주머니 모양의 벌레집(gall)을 말한다.
간혹 충영(虫癭)이라는 말도 쓰는데, 이는 벌레에 의해 식물에 생기는 벌레집이나 벌레혹을 의미하는 일본어 한자이다.
영명은 Gallnut 또는 Galla Rhois라 부른다.










그런데, 왜 오배자(五倍子)라 부르는가?
배자(倍子)는 중국어로 ‘열매처럼 달린 혹’을 뜻하는데, 오배자(五倍子)는 '5개의 혹'이라는 의미로 벌레집이 처음 크기에 비해 다섯 배 정도까지 자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배자면충은 몸길이 2mm 정도로 작고 진딧물과 비슷한 모양이다.
보통 여름이 시작되는 6월경에 생기기 시작해 8 ~9월이면 가장 큰 크기가 되며, 벌레집 안에는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 있다.
오배자를 살펴보면, 겉은 딱딱하고 속은 비어 있어 쉽게 부서지며, 내부에는 진딧물과 이들이 만든 분비물이 들어 있다.
가을이 되면 벌레는 성장이 멈추게 되며 진딧물은 벌레집에 구멍을 뚫고 바깥으로 나온다.
오배자면충은 붉나무에 기생해 나무에 피해를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약재를 생산해 주는 익충이기도 하다.







붉나무 오배자는 전통적으로 한약재와 염료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오배자에는 타닌(penta-m-digalloy-β-d-glucose) 성분(50~70%)이 들어있어 강한 떫은맛이 나며, 수렴, 지혈, 지사 작용이 있어 피부와 점막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상처 부위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을 멎게 한다.
그리고 타닌산과 갈산 성분이 항균작용이 있어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폐렴구균, 장티푸스균 등 다양한 세균 억제와 살균 효과가 있고, 설사, 이질, 대장염, 소아 만성설사, 점막염증, 출혈증, 만성기침 등에 약재로 쓰인다.
다만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약재로 쓰는 오배자는 입추(立秋)로부터 백로(白露) 전에 벌레집의 외양이 청색에서 황갈색으로 변할 때 채취하여 끓는 물에 넣어 약간 삶거나 또는 겉면이 회색으로 될 때까지 쪄서 햇볕에 말려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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