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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5

전등사의 300년 팥배나무! (24.10월)

강화도 전등사 옆 경사지에는 고려가궐지가 있었다.고려가궐지는 1986년 강화군향토유적 제14호로 지정되었었으나 2017년 향토유적에서 해제되고 이곳은 현재 정족산성진지라는 인천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의 정족산성진지 끝자락에 크고 우람한 팥배나무 한 그루가 느티나무들 사이에 우뚝 서 있다.이곳은 고려가궐지 빈터로 남아 있었고 사람들의 시야에 잘 띄지 않는 조금은 외진 곳이어서 오랫동안 잘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한다.팥배나무는 수령 300년 이상, 높이 15m, 나무둘레 2.9m나 되는 거대 고목이다.3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 온 팥배나무는 지난 1907년에 방화로 인해 전등사가 소실되고 또 재건되는 모습을 지켜봤을 것이고, 프랑스군이 무력으로 쳐들어온 병인양요도 겪었을 것이다.그..

그곳에 가면 2024.10.09

소나무에서 소나무가 자란다! (23.8월)

여름의 끝자락이 빛나던 8월 중순, 강릉 초당동 소나무 숲에서 특이한 모습의 소나무를 만났다.키 큰 소나무들이 즐비한 교원연수원 숲을 지나 길가에 자리 잡은 큰 소나무에 어린 소나무가 자라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분명히 소나무의 어린 가지는 아니다.소나무에서 다른 소나무가 싹이 터 자라는 모습으로 보인다.오래전 큰 가지가 부러져 잘려 나간 곳은 속이 패이고 그 모습이 마치 화분처럼 생겨 보인다.잘린 큰 가지의 속이 썩으면서 새싹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모양이다.화분처럼 생긴 큰 가지 옹이 속에 어느 날 씨가 날아들었고, 그것이 발아해 자라 난 모습이 분명해 보인다.조금 떨어져 보니 얼핏 보기에도 화분에서 자라는 어린 소나무를 보는 듯하다.소나무에서 소나무가 자라다니..!큰 소나무에 뿌리를 내린 어..

그곳에 가면 2023.08.28

경포호의 8월은 연꽃들이 지키고 있다. (23.8월)

경포호는 비교적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자주 내리는 장맛비와 태풍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호숫가로 이어진 산책길을 따라 벚나무들은 푸른 잎은 펄럭이며 화려할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호수에는 텃새처럼 자리 잡은 청둥오리와 뿔논병아리는 유유히 물 위를 유영하며 자맥질이고, 호숫가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미동도 않고 사 냥 중이다. 건너편을 바라보니 지난봄 산불에 희생된 소나무들이 여전히 불에 탄 그 모습 그대로 서 있고, 조금 높직이 자리 잡은 경포대는 겨우 화마를 피해내고 고즈넉이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잠시 내가 바라본 평화로운 어느 여름날의 경포호 풍경이다. 경포호수 옆에 자리 잡은 가시연습지에는 요즘 가시연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해 한 여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마치 물 ..

그곳에 가면 2023.08.26

허난설헌생가터의 할아버지 밤나무(Castanea crenata) 23.5월

강릉 초당동의 허난설헌 생가터 주변은 키 큰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소나무들 사이에 이제는 고목이 된 할아버지 밤나무 한그루가 이제 막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고목이지만 지난가을에도 알밤이 영글었었다. 올 가을에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밤나무는 나무 둘레가 굵은데, 두 사람이 두 팔 벌려야 맞잡을 수 있을 만큼 굵다. 밤나무의 줄기 굵기가 1m 정도라고 국생종 자료에 나와있는데, 이 밤나무는 족히 2m는 돼 보일 정도이다. 전성기에는 정말 많은 밤을 달렸을 것이다. 줄기가 고사되고 부러졌지만 올해도 잎을 내고, 꽃송이를 만들었다. 나이는 숫자일 뿐, 생명은 늘 청춘인가 보다. 할아버지 밤나무야 화이팅! 힘내시라! 밤나무는 밤과 나무의 합성어이다. 속명 Castanea는 그리스어 castana(밤)에서 ..

그곳에 가면 2023.05.24

소나무를 품은 벚나무!!! (23.3월)

강릉 경포호수 주변의 유명한 벚나무들은 이제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하얀 꽃송이들이 구름처럼 피어나 하늘을 담은 호수와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봄날의 정취가 살아난다. 스쳐 지나는 부드러운 봄바람에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들에도 꽃빛이 스며들어 모두 상기된 봄빛이다.경포호수 주변의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는 허난설헌 생가터에도 소나무 숲은 더욱 짙푸르러 진 모습이고, 벚꽃들도 하나둘 피어나고 있다. 가만히 않아 보고 있노라니 정말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봄날의 품속이다.소나무 숲 속에 자리 잡고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벚나무가 있어 다가가 보니 이 벚나무는 온몸으로 큰 소나무를 얼싸안으며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줄기와 가지들로 소나무를 감싸고 있어 마치 소나무에 벚꽃이 핀 듯한 모습이다. 아래쪽을 살펴보..

그곳에 가면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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