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목 19

10월에 핀 봄꽃, 죽단화(Kerria japonica) (24.10월)

동네 화단에 때아닌 죽단화가 활짝 피었다. 보통 꽃피는 시기가 4월인데, 얼마 전 뜨거운 8월에도 꽃을 피워 당황스럽게 하더니... 서늘해진 10월에 다시 꽃을 피웠다. 도대체 죽단화 꽃피는 시기는 언제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4월로 못 박지 말고 봄여름가을에 계속해서 꽃이 핀다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하여튼 가을에 꽃이 피니 가을꽃 같아 보기는 좋다. 죽단화는 황매화를 개량해 꽃이 풍성하게 피도록 암술과 수술을 꽃잎으로 변형시킨 꽃나무인데, 그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만 같아 보여 좀 애처로워 보인다. 죽단화는 줄기가 대나무처럼 여러 대가 함께 자라며 꽃이 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잡석을 섞어 만든 돌담을 죽담이라 하는데 주로 죽담가에서 피는 꽃이라 하여 ..

나무 이야기 2024.10.05

회화나무(Sophora japonica) (24.8월)

불볕이 쏟아지는 8월의 무더위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게 하며 축축 쳐지게 한다.그런데, 하얀 빛깔로 변한 회화나무는 가지마다 꽃송이들을 무더기로 피워내며 한 여름을 즐기는 듯하다.나무 아래는 떨어진 꽃송이들이 눈가루처럼 흩뿌려져 있다.회화나무의 회화는 한자 표기로 괴화(槐花)인데 중국발음과 유사한 회화로 부르게 되었다. 회화나무는 잡귀를 물리치는 나무의 대명사인데, 회화를 뜻하는 괴화(槐花)의 槐(괴) 자는 홰나무를 의미하며 귀신과 나무가 합쳐진 글자이다.회화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행복을 가져오는 행복수(幸福樹)로, 중국에서는 출세수(出世樹)로, 서양에서는 Scholar tree, 즉, 학자수(學者樹)로 알려져 있다.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듯 풍성하게 핀 꽃송이들이 넘실넘..

나무 이야기 2024.08.03

조록싸리(Lespedeza maximowiczii) (24.6월)

뒷산 소나무 숲길가에 조록싸리들이 군락을 이루었는데, 때맞춰 보라는 듯 붉은 빛깔의 홍자색 꽃들이 가지마다 송이송이 피어나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일렁거리며 아침산행길에 나선 사람들에게 마치 인사라도 나누는 듯하다. 가지마다 빼곡하게 붉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숲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조록싸리는 벗겨 놓은 줄기 껍질의 모양이 주름지고 가느다란 모양이 조록조록 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록은 잔주름이 고르게 많이 잡힌 모양을 의미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조록싸리] 장미목 콩과 싸리속 낙엽 활엽 관목, 높이 2~3m 잎 어긋나기, 3출엽, 밋밋 꽃 6월, 홍자색, 총상꽃차례 열매 협과, 피침형, 9∼10월 [조록싸리]는 장미목 콩과 싸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며, ..

나무 이야기 2024.06.16

만첩빈도리(Deutzia crenata) (24.5월)

아파트 화단 한 켠에 만첩빈도리의 꽃이 만발했는데, 마치 흰 눈이 내려 쌓인 듯한 모습이다. 줄기마다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더군다나 겹꽃으로 피어나니 더 풍성해 보인다. 빈도리는 줄기 속이 비어있는 말발도리를 닮았다는 의미이고 만첩빈도리는 꽃이 겹꽃으로 피어 붙여진 이름이다. [만첩빈도리] 장미목 범의귀과 말발도리속 낙엽 활엽 관목, 높이 1~2m 잎 마주나기, 난형, 잔톱니 꽃 6월, 흰색, 총상꽃차례 열매 삭과, 지름 3~6mm [만첩빈도리]는 장미목 범의귀과 말발도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1~2m이다. 학명은 Deutzia crenata f. plena Schneid이다. 다른 이름으로 겹꽃빈도리라 불리며, 일본 원산의 원예종이다. 밑에서부터 여러 대가 올라와 다발을 이루며 자..

나무 이야기 2024.05.22

산수국(Hydrangea serrata f. acuminata) (23.12월)

12월의 산수국을 만나니 꽃이 피었던 모습이 흔적으로 뚜렷하게 아직 남아 있다. 가짜 꽃인 무성화는 바짝 마른 모습으로 여전히 달려 있고, 진짜 꽃이 자잘하게 피었던 중앙부위는 삭과인 종자들이 빼곡하다. 주로 꽃에 관심이 많이 가는 꽃나무여서 종자가 달린 모습은 늘 뒷전이었다. 살펴보니 깨알같이 작은 갈색으로 여문 산수국의 종자들이 빼곡하다. 진짜보다 더 화려한 가짜 꽃이 피는 산수국은 산에서 자라고 물을 좋아하는 수국종이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수국은 산수국의 가짜 꽃이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종이다 보니 가짜 수국이고 산수국이 진짜 수국이다. [산수국] 장미목 범의귀과 수국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1m 잎 마주나기, 긴타원형, 톱니 꽃 7∼8월, 흰색 하늘색, 산방꽃차례 열매 삭과, 난형, 9~10월,..

나무 이야기 2023.12.18

큰낭아초(Indigofera bungeana) (23.10월)

여름철에 가지마다 풍성하게 꽃을 피웠던 큰낭아초들은 요즘 콩과 식물답게 열매 꼬투리를 튼실하게 성숙시키고 있다. 가지마다 꼬투리들이 빽빽하게 뒤엉킬 정도로 많이 달렸다. 낭아초의 낭아(狼牙)는 狼(이리 낭) 牙(어금니 아)로 이리의 어금니라는 의미인데, 꽃과 열매의 모습이 이리의 어금니처럼 생겼고 나무이지만 풀처럼 보인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큰낭아초는 낭아초에 비해 전체적으로 큰 편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큰낭아초] 장미목 콩과 땅비싸리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1~2m 잎 어긋나기, 우상복엽 꽃 6~9월, 홍자색,수상꽃차례 열매 협과,원통형,10~11월 [큰낭아초]는 장미목 콩과 땅비싸리속의 낙엽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1~2m이다. 학명은 Indigofera bungeana craib이며, 원산지는 중..

나무 이야기 2023.10.22

동부(Vigna unguiculata) (23.9월)

요즘 동네 공원 산책길로 나서면 가을이 저만치 와 있음이 피부로 느껴져 온다. 나뭇잎들은 단풍이 들어가고 있고, 열매들도 점점 튼실해져 가고 있다. 산책길 옆에 심어진 한 무리의 흰말채나무위로 덩굴식물이 휘감고 올라와 곳곳에 연한 자줏빛 꽃들이 피었고, 제법 기다란 열매들도 많이 달렸다. 동부다. 조금은 낯설어 보이는 이름이지만 사실은 아주 오래된 작물이다. 큼직한 나비모양의 꽃들이 마치 날갯짓하며 날아오르는 듯해 보인다. 동부는 중국명 강두(豇豆)에서 비롯된 이름인데, 콩꼬투리에 붉은색이 도는 것에서 유래했다. 콩의 꼬투리에 붉은색은 구리 동(銅) 색이고, 콩의 모양은 작은 배(梨)를 닮아서 붙여진 억지스러운 이름인데, 동ㅂ·ㅣ>동뷔>동부로 변화한 이름으로 보인다. [동부] 장미목 콩과 동부속 덩굴성 ..

풀 이야기 2023.09.22

칡(Pueraria lobata) (23.8월)

뒷산 소나무 숲 가장자리에 이리저리 뻗어나간 칡넝쿨을 따라 붉은 자줏빛 칡꽃이 여기저기 피었다. 산자락에 서로 얽힌 드렁칡이지만 칡의 세력이 그다지 왕성하게 보이지는 않아 보이는데 꽃은 많이 피었다. 그리고 고운 향이 온 숲으로 퍼져 나가는 걸 느낄 정도로 향이 강하게 스며든다. 칡은 왕성하게 성장하며 감아 오른 나무를 잎으로 햇빛을 차단해 고사시킬 만큼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특히 칡은 황폐한 황무지에 침입하여 번성하는 1차 천이식생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칡은 덩굴성이지만 겨울에도 굵은 원줄기는 얼어 죽지 않고, 줄기는 매년 부피자람 즉, 비대생장이 일어나 굵은 줄기를 이루기 때문에 풀(草)이 아닌 나무(木)로 분류한다. [칡] 장미목 콩과 칡속 낙엽활엽 덩굴나무, 줄기 흑갈색 잎 어긋나기, 3출복엽..

나무 이야기 2023.08.17

국수나무(Stephanandra incisa) (23.5월)

뒷산 소나무 숲 속으로 난 오솔길 옆에 자리 잡은 국수나무들이 하얀 꽃을 피워내 숲을 밝게 하고 있다. 국수나무는 마을 주변이나 등산로 주변, 계곡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인데, 깊고 높은 산중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나무이다. 국수나무는 이렇게 마을 주변이나 등산로 주변, 계곡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깊은 산중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이다 보니 산중에서 길을 잃었을 때 마을을 찾아가는 지표가 되는 나무였다. 산길을 헤매다가 국수나무를 보게 되면 마을 가까이에 왔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나무이다. 국수나무는 여러 가닥의 가는 줄기의 모습이 국수를 연상시킨다고도 하고, 또 줄기를 잘라 줄기 속을 작은 가지로 밀어보면 국수 가닥 같은 수가 나오는데, 이것이 국수 같다 하여 국수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나무 이야기 2023.05.18

홍자단(Cotoneaster horizontalis Decne) (23.5월)

동네공원 계단옆에 자리 잡은 홍자단이 수줍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줄기를 따라 콩만 한 꽃송이들이 줄지어 줄줄이 달렸다. 홍자단(紅紫檀)은 줄기에 양쪽으로 평평하게 가지가 난 모습이 마치 물고기뼈처럼 보이는데, 가지에 난 잎 겨드랑이마다 작은 붉은 꽃들이 콩알처럼 달려 있어 독특한 모습이다. 홍자단은 분재로 많이 길러지는 나무이다. [홍자단] 장미목 장미과 개야광나무속 반상록 활엽 관목, 높이 1m 잎 어긋나기, 둥근타원형 꽃 5~6월, 연분홍색, 종모양 열매 이과, 구형, 종자 3개 [홍자단]은 장미목 장미과 개야광나무속의 반상록 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1m 정도 자란다. 학명은 Cotoneaster horizontalis Decne.이다. 가지를 많이 치고 옆으로 뻗어 비스듬히 아래로 처진다. 어린..

나무 이야기 202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