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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視線 18

이름표를 삼키는 단풍나무! (25.4월)

아파트 정원에서 자라는 단풍나무는 10년이 지나니 제법 굵어지고 덩치도 커졌다.요즘 봄볕에 새잎이 돋고 꽃들도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지나는 길에 나무줄기에 무엇인가 박힌듯해 보여 다가가보니 거참 이름표가 칼날처럼 나무에 박혀 있다.서서히 자라는 단풍나무가 이렇게 되기까지 아마 10년도 더 걸렸을 것인데...오늘 아침에서야 나는 보았으니...나무가 점점 굵어지며 이렇게 끼이게 된 이름표를 누군가가 살짝만 돌려놨어도 이 모습은 되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필연이 되었고, 결국은 줄기에 깊이 박히게 되어 마치 삼키고 있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단풍나무는 사람들이 짓고 불러주는 이름이 정말 싫었던 것일까?아니면 줄기에 매달려 덜렁대는 이름표가 너무 걸리적거렸던 것은 아닐까?암튼 단..

생각대로 視線 2025.04.07

개불알꽃과 개불알풀!

거참, 꽃 이름에 왜 개불알이라는 요상하고 쌍스러운 말이 들어갔을까?선 듯 말하기도 쑥스러운데, 왜 개불알꽃이나 개불알풀이라고 부를까?개불알꽃과 개불알풀은 서로 닮은 점이 있는가? 아니면 같은 집안에 속하는 식물일까?한마디로 아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종의 식물이다. 꽃 모양이 개 불알을 닮아 보여서 개불알꽃이라 부르고, 열매 모양이 개불알을 닮아서 개불알풀이라 부른단다.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개불알꽃은 난과(蘭科)에 속하는 식물이고 개불알풀은 현삼과(玄蔘科)에 속하는 식물로 서로 다른 종이다. 꽃의 크기도 다르고 식물체의 모양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개불알꽃은 1922년 일본인 식물학자 모리 다메조(森爲三)가 발간한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라는 책에 '개불알탈'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생각대로 視線 2025.04.05

12월의 에키나시아!!!

벌써 12월 중순에 접어드는 동절기에 경의선숲길공원의 화단에서 에키나시아 꽃 한 송이가 불쑥 눈에 들어온다.이리 보고 저리 봐도 서둘러 핀 듯한 모습이 영력하다. 화단에는 이제 꽃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 빈 화단에서 문득 에키나시아 꽃 한 송이가 나타났다.추운 날씨를 이겨내며 바쁘게 꽃을 피우다 보니 손가락 만한 아주 작은 키에 꽃 한 송이만 달랑 피웠다.본래 줄기 높이가 1m가 넘도록 크게 자라는데 작아도 너무 작은 키다.바쁘다 바빠! 에키나시아!보통은 벌써 결실을 맺어 지금쯤은 열매들이 달려있어야 하는 시기이다.에키네시아는 여름철에 꽃을 피우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왜 추운 12월에 꽃을 피웠는지 궁금하다.제때를 벗어난 시기에 꽃이 피는 일종의 불시개화(不時開化)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생각대로 視線 2024.12.14

불시개화(不時開化), 12월의 진달래!

서강대 정문 옆으로 이어지는 울타리 언덕에 난데없이 진달래가 활짝 피어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어! 진짜 진달래가 피었네!진달래는 봄꽃인데, 왜 겨울로 들어선 지금 꽃을 피웠을까?정신줄 놓은 놈이어서 그런 걸까?아니면 봄인 줄 착각했을까?아무튼 겨울에 보는 진달래 꽃이어서 진귀한 모습 같기도 하고, 이상한 모습처럼 여겨지기도 해서 시선이 자꾸 머문다.진달래는 이른 봄인 3월에 잎이 나기도 전에 연분홍빛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봄꽃나무이다.3월이 돼도 아직 조금은 쌀쌀한 날씨이지만 진달래가 깔때기 모양의 붉은 꽃을 피우면 그래도 봄이 코앞에 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매년 이른 봄에 진달래꽃이 필 무렵이면 두견새가 날아온다 해서 진달래꽃은 두견화라고도 불리는데, 진달래는 진(眞)+달래(꽃)이라는 의미로..

생각대로 視線 2024.12.05

이팝나무에 쑥 났다! (24.9월)

마포 이팝나무 가로수길은 매년 입하 무렵이면 이팝나무들이 쌀밥 같은 하얀 꽃송이들이 풍성하게 피워내 거리를 하얗게 물드리는 곳이다.9월에 접어들자 이팝나무에는 열매들이 검게 여물어가고, 비둘기들은 열매를 따 먹느라 난리법석이다.그런데, 요즘 이곳 이팝나무에 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양쪽 길가에 즐비한 이팝나무들 중에 유독 한 나무줄기에 눈길이 간다.나무줄기 아랫부분에 새로 돋은 가지처럼 보이는 작은 가지가 왠지 조금은 낯설어 보인다.얼핏 보면 이팝나무 새 가지가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이팝나무 가지와는 좀 달라 보인다.어라!가까이 다가가보니 아니!쑥이다.쑥이 이팝나무줄기에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자라고 있다.말로는 믿지 못하고, 보고 있어도 스스로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세상 ..

생각대로 視線 2024.09.12

민들레의 고군분투! (24.8월)

동네 공원 한 켠에 노란 꽃 한 송이가 불현듯 피어올랐다. 어제도 보지 못했는데... 온통 잔디밭이지만 잔디꽃은 분명 아닌데... 신기해하며 다가가보니 민들레다. 정확히는 서양민들레 꽃 한 송이다. 잔디들만 사는 잔디 천지에 유독 키 작은 서양민들레가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겨우 검지 손가락 만한 키로 자랐는데 잎새를 살펴보니 잔디 잎 만해 잘 구별이 안될 정도로 아주 작다. 허지만 보란 듯이 노란 꽃을 피워낸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애잔해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버텨내기 힘겨웠을까? 오늘은 버틸 만 한가? 적들의 땅에 몰래 들어와 사방이 온통 적군들에게 둘러싸인 땅에서 뿌리를 내리기가 어디 그리 녹록했을까. 이 땅에 뿌리내린 지 겨우 100년 정도 되는 서양민들레이다 보니 아직..

생각대로 視線 2024.08.11

때죽나무 충영(벌레혹) (24.6월)

오며 가며 마주치는 길가의 때죽나무에는 요즘 거꾸로 매달린 듯한 모습의 동그란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다. 그런데, 마치 하얀빛이 나는 황록색 꽃들이 핀 듯한 둥그런 것들이 여기저기 매달려 있어 눈길을 끈다. 때죽납작진딧물 충영(벌레혹)이다. 때죽납작진딧물이 때죽나무에 기생하며 꽃처럼 보이는 바나나 모양의 충영(벌레혹)을 만들었다. 충영(蟲廮)은 줄기나 잎, 또는 뿌리 등 식물체 전체에서 생길 수 있는 혹 모양으로 팽창한 부분을 말하는데, 이는 식물체에 곤충이 알을 낳거나 기생하는 등 외부자극에 의해 특정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이상 발육한 부분을 말한다. 때죽나무에는 6월 상순부터 가지 끝에 충영(벌레혹)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때죽납작진딧물이 때죽나무에 자극을 주고, 때죽나무는 이에 반응해 부풀게 해서 스스로..

생각대로 視線 2024.06.25

식물은 꽃이 필 때를 어떻게 알까! (24.2월)

매년 겨울이 지나고 새봄을 맞으면 세상은 마치 다시 살아난 듯 꿈틀댄다. 나무들은 줄기에 물이 오르고 잎이 돋고, 아직 얼음처럼 차가운 땅을 뚫고 여리디 여린 풀잎이 솟아난다. 그리고 때가 되면 기다리기라도 한 듯 차례차례 꽃들을 피운다. 식물은 자신들이 꽃을 피워야 하는 시점을 어떻게 아는 걸까? 이제 곧 봄이 오면 무수한 꽃들이 차례대로 피어날 것이다. 납매와 매화가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 시작할 것이고, 뒤이어 영춘화나 개나리, 그리고 진달래, 벚꽃, 히어리 등등 다양한 봄꽃들이 피어날 것이다. 식물은 각자 꽃 피는 시기가 왜 다른 걸까? 꽃피는 시점은 정해져 있는 걸까? 어느 시기가 되면 식물은 꽃을 피워야 할 때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 걸까?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역에서 식물에 꽃이 피는 현상에 ..

생각대로 視線 2024.02.01

낙산사의 Pine Gate! (23.10월)

가을이 내린 낙산사를 오랜만에 찾았다. 짧은 오르막길을 숨차게 올라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훤히 내려다 보이는 동해바다가 언제나 그랬듯 가슴 시원하게 해 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이 아득해질 만큼 멀리까지 내다보인다. 의상대로 들어서자 늘 궁금했던 소나무가 함께 보이니 반갑고 또 반갑다. 의상대 소나무는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푸른 잎을 달고 해풍을 맞고 있는 당당한 모습이어서 안도감이 든다. 비록 줄기의 고사한 듯한 모습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아주 오래 전인 30여 년 전, 이 의상대 소나무는 고사 직전이었다. 보통 바닷가에 사는 해송이 아니라 깊은 산에서 주로 살아가는 적송인 육송이어서 명품으로 여겨져 오던 나무였다. 애국가에 일출장면과 함께 한 동안 단골 출연 하던..

생각대로 視線 2023.11.16

신비한 소나무와 신갈나무 연리목! (23.10월)

대관령 옛길로 들어서니 계곡을 따라 시원한 물줄기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가을 가뭄이라 얘기하는데, 대관령 계곡은 맑고 깨끗한 물이 힘차게 흘러내린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저곳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제법 가을스럽게 내려 않았다. 옛길을 오르다 버드나무 고목들이 모여 자라고 있고, 벌써 잎새를 모두 떨군 귀룽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주 특별한 나무를 만났다. 소나무와 신갈나무 연리목! 등산로와 계곡 사이에 자리 잡은 두 나무는 마치 한 나무인양 붙어서 살고 있다. 덩치로 미루어 짐작건대 제법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듯해 보인다. 어라! 사실인가?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진짜 현실인가? 두 나무는 달라도 너무 다른 집안에 속한 나무들이라 연리목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걸까 하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생각대로 視線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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