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13

겨울 단상(2024)

겨울 단상(2024) 매양 겨울이면 추웠다지만 밀려 내려온 제트기류가 눈비 번갈아 휘날린 올해는 유난히 더 춥다. 칼바람 춤추는 공원길을 따라 웅크린 연탄들이 줄지어 허둥대고, 빌딩숲 이어진 큰 길가에는 바둑돌들이 삼삼오오 서성인다. 키 큰 가로수들이 웅웅 울어대는 공덕오거리 갈래길마다 불빛 번쩍이며 덜컹대는 네모통들이 줄지어 빵빵댄다. 그렇게 겨울의 하루는 저마다 종종 대는 시간을 따라 해넘이 잔상처럼 어른대며 바람 속으로 떠난다. 또 한 겨울을 더하지만 올겨울이 더 춥기만 한 것은 잊혀진 어제처럼 오늘이 또 그렇게 쌓여가기 때문일 게다. buljeong 2024.01.25

잡담 2024.01.30

서양측백나무(Thuja occidentalis) (23.2월)

동네공원 여기저기에 서양측백나무들이 늘 푸른 모습으로 2월의 쌀쌀함을 즐기고 있다. 가지 끝에 열매들이 다닥다닥 달려 있는데, 종자는 이미 껍질을 떠나고 이제는 빈 껍질들 뿐이다. 돌기가 나 있는 측백나무 열매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측백나무는 잎이 손바닥을 편 것처럼 옆(側측)을 향해 나는 나무라는 의미인데, 서양측백나무는 아메리카가 원산지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양측백나무] 구과목 측백나무과 눈측백속 상록침엽 교목, 높이 20m 잎 난형, 비늘모양 꽃 5월, 암꽃 난형,수꽃 구형 열매 구과,난형, 10-11월 [서양측백나무]는 겉씨식물 구과목 측백나무과 눈측백속의 상록 침엽 교목이고, 높이는 20m 정도이다. 학명은 Thuja occidentalis L.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이어서 미국측백나무라고..

나무 이야기 2023.02.13

전나무(Abies holophylla Maxim) (23.2월)

아파트 담장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전나무들은 늘 그랬듯이 오늘도 푸른 잎을 왕성하게 펼치고 보초를 서는 듯 열 맞추어 우뚝 우뚝 서 있다. 높은 산중이나 월정사 입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나무를 아파트 단지에서도 만날 수 있어 반갑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회색빛 도시에 올 겨울에도 푸른빛이 반짝인다. 전나무는 작은 가지들이 옆으로 퍼져 납작한 모습이 전처럼 착착 포갤 수 있는 나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또 한편으론 전나무에서 나오는 수지 성분의 끈끈한 진을 젖이라 부르는데, 젖이 나는 나무라 하여 젖나무라 부르다가 전나무가 되었다 한다. [전나무] 구과목 소나무과 전나무속 상록 침엽 교목, 높이 40m 잎 돌려나기, 길이 2~4cm,백색기공 꽃 4월, 수꽃 원통형, 암꽃 긴타원형 열매 ..

나무 이야기 2023.02.10

대만뿔남천(Mahonia japonica) (23.2월)

아직은 여전히 추운 겨울이지만 겨울 동안 꽃이 서서히 피어나는 꽃이 있다. 대만뿔남천이다. 매년 겨울이 시작하면 이렇게 꽃송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매일 자라난다. 겨울에 만나는 대만뿔남천은 늘 푸른 잎을 활기 넘치게 펼치고 얼어붙는 강추위를 즐기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솟아오르는 꽃이삭에는 꽃송이들이 송알송알 제 모습을 제법 갖추어가고 있다. 이제 곧 3월이면 향기 넘치는 꽃을 피울 것이다. [대만뿔남천]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 뿔남천속 상록성 관목, 높이는 1~3m 잎 어긋나기, 깃꼴겹잎 꽃 3~4월 노란색, 총상꽃차례 열매 장과, 구형, 4~8월, 검은색 [대만뿔남천]은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 뿔남천속의 상록성 관목이고, 높이는 1~3m 정도이고, 대만이 원산지이다. 학명은 Mahonia japon..

나무 이야기 2023.02.08

주목(Taxus cuspidata) (23.1월)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 간다는 주목이 아파트 화단에서 이번 겨울에도 늘 푸른 한결같은 모습으로 강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요즘은 이렇게 서울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주목은 보통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는 나무여서 높은 산 정상 부근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였다. 지금은 케이블카를 타고 덕유산 정상을 쉽게 올라갈 수 있지만, 내 어릴 적엔 걸어서 올랐는데, 그곳 덕유산 정상에서 만났던 오래된 주목들이 지금도 눈에 선 하다. 주목은 나무껍질과 목재가 붉은색이어서 붉은 나무라는 의미 붙여진 이름이다. [주목] 주목목 주목과 주목속 침엽상록 교목, 높이 17m 잎 나선상 돌려나기, 선형 꽃 4월, 수꽃 갈색, 암꽃 녹색 열매 핵과, 붉은색, 9~10월 [주..

나무 이야기 2023.02.06

모과나무(Chaenomeles sinensis) (23.1월)

동네 공원을 산책하다 만난 모과나무는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며 당당하게 서 있다. 더욱이 줄기의 나무껍질이 붉은빛과 푸른빛이 섞인 얼룩무늬여서 언뜻 해병대가 생각나게 한다. 가지들도 잔가지가 많이 나 마치 가시가 난 듯 울퉁불퉁해 보여서 매우 강인한 인상을 준다. 모과는 열매가 참외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의미로 '목과 (木瓜)라 부르다가 발음하기 쉽게 모과가 되었다.모과나무 껍질은 적갈색과 녹색의 얼룩무늬가 있어 얼룩덜룩하며 비늘모양으로 벗겨진다. 어린 가지에 털이 빽빽하며 두해살이 가지는 자갈색의 윤기가 있다. 모과나무는 낙엽활엽수라서 대부분의 잎들은 낙엽 졌지만 요즘 같은 강추위를 이겨내며 살아 있는 잎들이 아래쪽에 남아 있어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모과나무] 장미목 장..

나무 이야기 2023.02.05

흰말채나무(Cornus alba) (23.1월)

하늘을 향해 붉은 가지들을 쭉쭉 뻗고 한 겨울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흰말채나무가 오늘따라 더욱 붉어 보인다. 흰말채나무의 가지들이 마치 붉은 물감을 칠한 듯 빨갛게 빛이 난다.가지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잎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바짝 말라버린 꽃송이들도 매달려 있다. 지난 늦가을에는 어이없게도 봄인 줄 알았는지 꽂이 피어나 어리둥절하게 만들더니, 요즘은 낙엽 지지 않는 바짝 마른 잎사귀들을 아직도 달고 있어 당황스럽기만 하다.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 고온현상을 보여 봄인 줄 알고 꽃을 피우더니,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며 그대로 얼어 버린 듯하다. 그래서 시간이 그대로 멈추었나 보다.흰말채나무는 가지가 붉은색이어서 이름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가지의 속이 흰색이고, 또 열매도 흰색이며, 키가 큰 ..

나무 이야기 2023.02.02

모란(Paeonia suffruticosa Andrews) (23.1월)

한 겨울에 만난 모란은 앙상한 줄기에 종자가 떨어져 나간 빈 열매껍질만 매달고 있다. 마치 불가사리가 가지 끝에 기어 올라와 붙어 있는 듯하다. 그래도 가지마다 겨울눈이 튼실하게 자라나 있다. 모란은 꽃색이 붉어서 란[丹], 굵은 뿌리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수컷의 형상이어서 모[牡] 자를 붙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모란]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2m 잎 2회깃꼴겹잎, 소엽 난형, 3-5갈래 꽃 4-5월, 자주색, 지름 15cm 열매 골돌과,불가사리형, 8-9월 [모란]은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의 낙엽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2m 정도이다. 학명은 Paeonia suffruticosa Andrews이고, 영명은 Tree peony이다. 신라 진평왕 때인 1,500여 년 전에..

나무 이야기 2023.02.01

덜꿩나무(Viburnum erosum Thunb) (23.1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하얀 눈이 펄펄 내린 날, 아파트 화단의 덜꿩나무에 매달려 있는 붉은 열매들이 유난히 반짝반짝 빛을 낸다. 덜꿩나무가 배고픈 들꿩을 부르고 있지만 아파트 단지에는 응답하는 들꿩이 없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이렇게 많은 열매들이 남아 있다. 덜꿩나무는 들꿩이 사는 곳에서 눈에 많이 띄고, 이 나무의 열매를 들꿩들이 좋아해서 들꿩나무로 부르다가 덜꿩나무가 되었다. [덜꿩나무] 산토끼꽃목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2m 잎 마주나기, 난상 심장저 꽃 5월, 흰색, 취산꽃차례 열매 핵과,구형, 적색, 9월-10월 [덜꿩나무]는 산토끼꽃목 인동과 산분꽃나무속의 낙엽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2m 정도이다. 학명은 Viburnum erosum Thunb.이고, 영명은 erosum..

카테고리 없음 2023.01.29

로제트 식물들의 겨울나기 (Rosette Plant) (23.1월)

지나는 길가에 문득 푸른 잎을 펼치고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풀들을 만나곤 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튼튼한 줄기를 가진 나무도 아니면서 연약해 보이는 작은 풀들이 얼어 죽지 않고 어떻게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맹추위를 견뎌낼 수 있을까? 이렇게 추운 겨울에 잎을 땅에 바짝 붙여 겨울을 나는 식물들을 로제트라고 한다. 로제트 (rosette)란 장미꽃 모양을 말한다. 방석처럼 펼쳐진 모양이라 방석식물 이라고도 한다. 아주 짧은 줄기에서 잎이 돌려나듯 수평으로 나오고, 땅바닥에 모양이다. 보통 가을에 싹이 터 겨울을 나야 하는 두해살이풀이나 여러해살이 풀이 로제트 형태를 보인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칭개, 냉이, 서양민들레, 씀바귀, 질경이, 엉겅퀴, 꽃마리, 뽀리뺑이 등이 대표적인 ..

생각대로 視線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