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 중순에 접어드는 동절기에 경의선숲길공원의 화단에서 에키나시아 꽃 한 송이가 불쑥 눈에 들어온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서둘러 핀 듯한 모습이 영력하다.
화단에는 이제 꽃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 빈 화단에서 문득 에키나시아 꽃 한 송이가 나타났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며 바쁘게 꽃을 피우다 보니 손가락 만한 아주 작은 키에 꽃 한 송이만 달랑 피웠다.
본래 줄기 높이가 1m가 넘도록 크게 자라는데 작아도 너무 작은 키다.
바쁘다 바빠! 에키나시아!
보통은 벌써 결실을 맺어 지금쯤은 열매들이 달려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에키네시아는 여름철에 꽃을 피우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왜 추운 12월에 꽃을 피웠는지 궁금하다.
제때를 벗어난 시기에 꽃이 피는 일종의 불시개화(不時開化)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점점 더 추워지는 현실에서 에키네시아 꽃은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분명히 여름에도 꽃을 많이 피웠던 에키나시아인데 왜 또 추운 12월에 꽃을 피웠는지...
혹시 이국적인 이 땅이 낯선 곳이어서 에키나시아가 혼란을 겪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12월의 에키나시아!
철 모르고 피어난 이 꽃을 보니 작금의 한국 현실이 오버랩되어 보인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던가?
동물농장에서 보는 권력욕에 불타는 돼지를 현실에서 직접 보는 것만 같다.
이미 가장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자 해서는 안 되는 비상계엄까지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못된 놈을 목도한다.
그놈의 이름은 입에 조차 담기 싫다.
오직 권력욕에 함몰된 삐뚤어진 철없는 돼지인간의 모습이다.
이런 놈이 한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자라니... 그리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그 뻔뻔함에는 할 말이 없다.
그놈의 몰락은 자명한 사실일 텐데, 한 번 잡은 권력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왜 계속 반복되는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그만큼 달콤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들이 우매하기 때문일까?
12월에 피어난 에키나시아 꽃에서 사리분간 못하는 삐뚤어진 돼지 인간의 모습이 어른 거리는 것은 왜일까?
사람이나 꽃이나 자신과 때를 분간하지 못하고, 상식과 분별력이 없으면 그 결말은 뻔하고 좋은 결실을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자명한데 말이다.
하여튼 안타깝기만 하다.
[에키나시아]는 국화목 국화과 자주천인국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60~150cm이다.
학명은 Echinacea purpurea (L.) Moench이다.
에키나시아라는 이름은 꽃 중앙의 관상화 부분이 언뜻 보면 가시가 삐죽삐죽 돋은 성게 같아 그리스어로 성게를 의미하는 echinos에서 유래한 Echinacea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른 이름으로 자주천인국, Purple cornflower, 인디언의 허브 등으로 불리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줄기는 곧게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난상 피침형이다.
길이는 8~15cm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6~9월에 자주색, 붉은색, 진분홍색의 두상화로 핀다.
관상화는 자갈색이고, 설상화는 자홍색이며 길이는 5~8cm 이고 아래로 젖혀진다.
총포는 뒤로 젖혀지고 털이 있다.
에키나시아는 보통 관상화는 거의 같은 색이고, 설상화의 색깔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열매는 수과이고 10~11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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