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 오솔길가에 눈송이처럼 하얀 꽃송이를 풍성하게 피웠던 서양등골나물은 꽃이 피었던 그 자리에 열매들이 꽃처럼 여물어 있다. 해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많은 종자들이 날아가지 못하고 가지마다 이렇게 붙어 있다. 아마도 멀리 가려고 쎈 바람을 기다리고 있나보다. 지난 연말에는 바짝 마른 서양등골나물에 눈이 내려 마치 꽃이 다시 피어난 것만 같아 보였다. 이렇게 종자가 많이 달려서 극성스럽게 퍼져나가고 있어 서양등골나물은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식물로 지정됐다. 서양등골나물은 88올림픽 때 거리 꽃단장을 위해 본격적으로 들여 온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종이다. 등골나물은 잎의 주맥이 사람의 등줄기처럼 들어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서양등골나물은 잎에 등골같은 고랑이 있고 미국에서 건너왔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