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붉은 가지들을 쭉쭉 뻗고 한 겨울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흰말채나무가 오늘따라 더욱 붉어 보인다. 흰말채나무의 가지들이 마치 붉은 물감을 칠한 듯 빨갛게 빛이 난다.가지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잎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바짝 말라버린 꽃송이들도 매달려 있다. 지난 늦가을에는 어이 없게도 봄인줄 알았는지 꽂이 피어나 어리둥절하게 만들더니, 요즘은 낙엽지지 않는 바짝 마른 잎사귀들을 아직도 달고 있어 당황스럽기만 하다.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 고온현상을 보여 봄인줄 알고 꽃을 피우더니,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며 그대로 얼어 버린 듯하다. 그래서 시간이 그대로 멈추었나 보다.흰말채나무는 가지가 붉은색이어서 이름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가지의 속이 흰색이고, 또 열매도 흰색이며, 키가 큰 교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