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도봉산 무수골 계곡을 찾아 무수아취에 짐을 풀었다. 정오쯤이 되니 삼삼오오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계곡에 한가득이다. 계곡 옆 큰 나무그늘 아래 매트를 깔고 쉬고 있노라니 뭔가 자꾸 떨어진다. 위를 올려다보니 거대한 쇠물푸레나무가 보이고 가지마다 빼곡하게 여물어 가는 열매들이 보인다. 열매들이 빙빙돌며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쇠물푸레나무는 산지의 바위틈이나 계곡에서 잘 자란다더니 바로 이곳 계곡 옆이 적지였나보다. 보통 소교목이라고 소개하는데, 이곳 쇠물푸레나무는 굵은 거목으로 자라 난 당당한 키 큰 교목으로 보인다. 마치 느티나무 정자나무처럼 이렇게 그늘을 만들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잘라 물에 넣으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