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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호의 8월은 연꽃들이 지키고 있다. (23.8월)

경포호는 비교적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자주 내리는 장마비와 태풍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호숫가로 이어진 산책길을 따라 벚나무들은 푸른 잎은 펄럭이며 화려할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호수에는 텃새처럼 자리잡은 청둥오리와 뿔논병아리는 유유히 물위를 유영하며 자맥질이고, 호숫가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미동도 않고 사냥중이다. 건너 편을 바라보니 지난 봄 산불에 희생된 소나무들이 여전히 불에 탄 그 모습 그대로 서 있고, 조금 높직이 자리 잡은 경포대는 겨우 화마를 피해내고 고즈넉이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잠시 내가 바라 본 평화로운 어느 여름날의 경포호 풍경이다. 경포호수 옆에 자리잡은 가시연습지에는 요즘 가시연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해 한 여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마치 물위에 ..

그곳에 가면 2023.08.26

수련(Nymphaea tetragona Georgi) (23.8월)

경포호수 옆의 정자가 있는 연못에 한 무리를 이루며 자라는 수련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수련은 연꽃보다는 훨씬 작고, 수면위로 높이 솟아오르지 않은 수줍은 모습으로 꽃이 핀다. 수련은 1억 3천만 년 전쯤부터 살아온 오래된 원시식물중 하나이다. 수련의 안쪽 꽃술이 목련처럼 넙적하게 생긴 것은 꽃가루받이를 해주는 매개 곤충이 벌과 나비가 아닌 딱정벌레 종류들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원시식물로 여전히 우리곁에서 아름다움을 전해주지만 사람에게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안타깝기도 하다. 수련은 수청순해 보이는 꽃이어서 그런지 야생종으로 살아가는 자연스런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 주변의 정원이나 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련은 대부분 사람이 심어 키우는 꽃이다. 사람에 의지해 번식하고 후손을 이어가는 식..

202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