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핀 아침 간밤에 진눈개비 질척이더니 나무가지마다 눈꽃이 피었다. 소복소복 하얀 눈꽃송이가 꽃송이처럼 몽실몽실 피어났다. 등성듬성 잎을 단 연산홍 가지에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달라붙었고 붉은 잎 촘촘한 회양목 무리에는 뽁뽁이를 펼친 듯 올망졸망 폭신하다. 기세등등한 대추나무 큰 줄기에는 근육질의 하얀 힘줄 도드라지고 새순 얼까 헌잎 단 단풍나무는 벌벌 떨며 그나마 몇 잎 떨군다. 잎이 무거워진 남천의 열매 달린 가지는 아래로 아래로 휠만큼 휘었고 날개 달린 화살나무 가지에는 날아가지 못하게 꽉 달라 붙었다. 버섯처럼 봉긋 솟은 반송에는 수국이 돌려난 듯 풍선처럼 부풀었고 키 큰 소나무 붉은 줄기 따라 하얀 거품이 하늘하늘 흘러 내린다. 아직도 꽃받침이 남아 있는 꽃댕강나무는 금새라도 댕강댕강 부러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