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여름장마야 이젠 그만 좀 가라하며 바래보다보니 거짓말처럼 잠깐 하늘이 훤해졌다. 밖으로 나와 걷다가 동네 꽃밭에 들르니 어느새 자라난 초목들이 한가득이다. 여기저기서 쑥쑥 솟아오르는 모습들이 힘차고 싱그러워 보인다. 꽃밭 한 켠에서 다발로 자라나 줄기 끝마다 하늘빛을 담은 꽃들을 예쁘게 피워냈던 정향풀이 열매를 맺고 있다. 하늘을 향해 치켜든 듯한 모습을 한 채 열매 꼬투리들이 익어가고 있다. 정향풀은 주로 바닷가 풀밭에서 자라는 귀하신 몸이다. 현재 대청도, 백령도, 완도 등지에 자생하고 있으나 그동안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무분별하게 채취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급기야 환경부는 2017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였다. 정향풀은 5월에 피는 하늘빛의 꽃모양이 옆에서 보면 고무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