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이팝나무 가로수길은 매년 입하 무렵이면 이팝나무들이 쌀밥같은 하얀 꽃송이들이 풍성하게 피워내 거리를 하얗게 물드리는 곳이다. 9월에 접어들자 이팝나무에는 열매들이 검게 여물어가고, 비둘기들은 열매를 따 먹느랴 난리벅석이다. 그런데, 요즘 이곳 이팝나무에 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양쪽 길가에 즐비한 이팝나무들 중에 유독 한 나무 줄기에 눈길이 간다. 나무줄기 아랫부분에 새로 돋은 가지처럼 보이는 작은가지가 왠지 조금은 낯설어 보인다. 얼핏보면 이팝나무 새가지가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이팝나무 가지와는 좀 달라 보인다. 어라! 가까이 다가가보니 아니! 쑥이다. 쑥이 이팝나무 줄기에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자라고 있다. 말로는 믿지 못하고, 보고 있어도 스스로 눈을 의심케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