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호는 비교적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자주 내리는 장마비와 태풍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호숫가로 이어진 산책길을 따라 벚나무들은 푸른 잎은 펄럭이며 화려할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호수에는 텃새처럼 자리잡은 청둥오리와 뿔논병아리는 유유히 물위를 유영하며 자맥질이고, 호숫가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미동도 않고 사냥중이다. 건너 편을 바라보니 지난 봄 산불에 희생된 소나무들이 여전히 불에 탄 그 모습 그대로 서 있고, 조금 높직이 자리 잡은 경포대는 겨우 화마를 피해내고 고즈넉이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잠시 내가 바라 본 평화로운 어느 여름날의 경포호 풍경이다. 경포호수 옆에 자리잡은 가시연습지에는 요즘 가시연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해 한 여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마치 물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