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내린 낙산사를 오랫만에 찾았다. 짧은 오르막길을 숨차게 올라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훤히 내려다 보이는 동해바다가 언제나 그랫듯 가슴 시원하게 해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이 아득해질 만큼 멀리까지 내다보인다. 의상대로 들어서자 늘 궁금했던 소나무가 함께 보이니 반갑고 또 반갑다. 의상대 소나무는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푸른 잎을 달고 해풍을 맞고 있는 당당한 모습이어서 안도감이 든다. 비록 줄기의 고사한 듯한 모습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자연스런 모습이다. 아주 오래 전인 30여 년 전, 이 의상대 소나무는 고사직전이었다. 보통 바닷가에 사는 해송이 아니라 깊은 산에서 주로 살아가는 적송인 육송이어서 명품으로 여겨져오던 나무였다. 애국가에 일출장면과 함께 한 동안 단골 출연 하던 나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