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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잎해바라기(Helianthus salicifolius) (24.10월)

동네 꽃밭에 버들잎해바라기들이 노란 꽃송이들을 하늘거리며 상큼한 가을 아침을 맞고 있다. 얼핏보면 키작은 해바라기를 닮은 듯해 보이기도 하고, 루드베키아꽃을 닮은 듯해 보이기도 한다. 여름 꽃들이 시들해지는 요즘 시기에 버들잎해바라기들이 선명한 황금빛 꽃송이들을 피워내고 있어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버들잎해바라기는 꽃은 작은 해바라기를 닮았고, 며은 뾰족한 바늘 모양으로 길쭉한 모습이 버드나무 잎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영어 이름인 Willow-leaved Sunflower를 번역한 이름이다. [버들잎해바라기[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2m 잎 어긋나기, 마주나기, 톱니 꽃 10~11, 노랑색, 두상화 열매 수과 [버들잎해바라기[는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의 여러해살이풀..

2024.10.19

은쑥(Artemisia schmidtiana Maxim) (24.10월)

얼마 전, 강동구에 새로 지어진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정원에서 은쑥을 만났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길가에 서리 맞은 듯한 빛깔의 다소곳한 모습이다. 은쑥은 누가봐도 옮겨 심은지 얼마 안돼 보이지만 나름 제자리를 잡고 노란색 작은 꽃들을 피우고 있다. 대부분의 은쑥은 은빛깔의 잎들이 무성한 모습이 대표적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녀석은 윗부분에 사방으로 난 가지끝에 꽃들이 오밀조밀하게 피어나고 있다. 꽃은 작지만 들여다보면 나름 꽃다워 보인다. 은쑥은 생김이나 형태는 쑥을 닮지는 않았지만, 잎에서 쑥향기가 나고 잎이 회녹색의 은빛깔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명은 'Angel's Hair', 또는 'silvermound' 라 불리는데 '은빛 뭉치'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은쑥] 초롱꽃목 국화과 쑥속 여러해..

2024.10.17

쪽(Persicaria tinctoria) , 쪽빛 하늘을 품다! (24.10월)

동네 꽃밭 한 귀퉁이에 쪽 한무리가 붉은 꽃줄기를 뻗어 올리고 있다. 윗부분의 꽃줄기를 따라 자잘한 꽃들이 다닥다닥 피었다. 아침 해뜰무렵 꽂이 피기 시작해 정오를 지나 오후가 되면 벌써 꽃잎을 닫는다. 그래서 쪽의 활짝 핀 꽃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쪽의 짙푸른 빛깔의 잎은 붉은 꽃보다 더 관심을 받는다. 쪽잎은 오래전부터 파란색 천연염료의 재료로 쓰였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색이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남색, 즉 쪽빛이다. 쪽염색은 연한 하늘색에서 짙은 남색까지 나오는데, 보랏빛이 감도는 남색은 쪽으로 낼 수 있는 최고의 색깔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바로 쪽에서 나왔는데, '쪽에서 나온 쪽빛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라는 의미이다. 이 말은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낫다라는 뜻의 비유로 쓰인다..

2024.10.14

수까치깨(Corchoropsis tomentosa) (24.10월)

동네 큰길가의 작은 화단에 수까치깨가 앙증스런 노란색 꽃을 피워내고 있다. 그것도 줄기와 가지를 따라 위로 올라가며 잎겨드랑이에 꽃읗 하나씩 피워 올라가는 모습이어서 마치 드문드문 꽃이 달린것같아 보인다. 아랫쪽에는 보기에 좀 민망해 보이는 열매들이 달려 있다. 까치깨란 이름은 일본명 カラスノゴマ(烏の胡麻 가라수노고마)에서 왔는데, 가라스(烏)'는 '까마귀', '노(ノ)'는 속격 조사 '의', '고마(胡麻)'는 '참깨'이다. 즉, '까마귀 참깨'라는 뜻이다. 수까치깨는 그 서식처 조건이 까치깨 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남성적으로 보여 '수'가 덧붙여진 이름이다. [수까치깨] 아욱목 벽오동과 까치깨속 한해살이풀, 높이 60cm 잎 어긋나기, 난형, 둔한톱니 꽃 8∼9월, 노란색, 엽액에 1..

2024.10.07

편두, 제비콩(Dolichos lablab) (24.10월)

동네 꽃밭 언저리에 단풍나무를 타고 오르며 제비콩이 자라고 있다. 줄기를 따라 곳곳에 날아 갈듯한 나비 모양의 자줏빛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일찍 핀 꽃줄기에는 벌써 반달 모양의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제비콩이 자라고 있어 그동안 몰라봤었는데, 몰라주어도 제자리에서 묵묵히 잘 자라고 있었나보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할 만큼 식용가치가 높은 식물인데, 제비콩은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식용보다는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심는 이색적인 콩이다. 콩이 납작해서 편두(扁豆이라고도 부르고, 검은 줄 사이에 흰 줄무늬가 있어서 까치와 비슷하다해서 작두(鵲豆)라라고도 부른다. 제비콩은 제비의 입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비콩] 장미목 콩과 편두속 여러해살이풀, 덩굴길이 3~10m 잎..

2024.10.02

4시꽃, 분꽃(Mirabilis jalapa) (24.9월)

아파트 상가 앞 화단에서 여름내 꽃을 피우던 분꽃이 아직도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는데 아마 곧 꽃을 닫을 것이다 분꽃은 본래 밤에 피는 꽃이다. 해가 넘어갈 무렵 꽃이 피기 시작해서 밤새 피었다가 아침이면 시드는 꽃이다. 서양에서는 분꽃을 4 O'clock Flower, 즉 4시꽃이라 부르는데, 이는 오후 4시쯤 분꽃이 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후 5시 무렵이다. 분꽃은 한낮에는 꽃을 오므리고 있다가 저녁 시간쯤이 되면 다시 꽃을 피우고 아침이면 다시 오므린다. 분꽃은 한자어 분화(粉花)에서 유래한다. 분꽃의 종자를 열어보면 속에 배젖이 하얀 밀가루 같은 분(粉)이 나오는데, 이를 얼굴에 바르는 화장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

2024.09.22

꽃무릇, 석산(Lycoris radiata (L'Her.) Herb) (24.9월)

안산 산행길에 잠시 쉬고자 들른 정자는 더위가 아직 가시지는 않았지만 제법 시원함을 안겨준다. 그러나 아직 가을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정자 부근을 둘러보니 이제 막 솟아오른 석산 꽃줄기에 붉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잎이 없이 꽃만 핀 모습이어서 볼때마다 신기한 느낌은 든다. 석산은 지난 가을에 꽃이 지고 난 후 잎이 올라와 겨울을 보내고, 잎이 다 지고 난 후인 9~10월인 요즘 다시 꽃을 피우는 특이한 풀로 상사화처럼 잎과 꽃은 절대 만나지 못한다. 석산은 꽃무릇이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사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중무릇 또는 중꽃이라고도 불린다. 석산을 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비늘줄기의 녹말을 이용해 불교 경전을 제본하고, 탱화를 표구하는데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잎과..

2024.09.18

개모시풀, 왜모시풀(Boehmeria longispica Steud.) (24.8월)

아파트 정원 모퉁이에 왜모시풀이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다. 줄기를 따라 잎 겨드랑이 마다 황백색 꽃이삭들이 풍성하게 피었는데, 줄기 끝부분의 꽂이삭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왜모시풀은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줄기 아랫부분이 목질화되어 마치 관목처럼 보인다. 왜모시풀은 모시풀과 비슷하지만 일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시풀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이름은 야부마오(薮苧麻, 수저마)인데, 이는 후미진 곳에서 자생하는 삼을 닮았다는 의미이고, 한자이름 野线麻(야선마)은 야생 삼이라는 뜻이다. [왜모시풀] 쐐기풀목 쐐기풀과 모시풀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80∼100cm 잎 마주나기, 난상 원형, 톱니 꽃 7∼9월, 연녹색, 이삭꽃차례 열매 수과, 길이 1mm [왜모시풀]은 쐐기풀목 쐐기풀과 모시풀속의 여러해..

2024.08.14

폰테데리아(Pontederia cordata L) (24.7월)

서울고가 정원길 수조에 조금은 낯설어 보이는 폰테데리아가 꽃을 피웠다. 폰테데리아는 미국 동부 풀로리다 지방이 원산지인 외래식물이다. 폰테데리아는 연못이나 호수 등 습지에서 살아가는 수생식물이다. 우리나라 일부 수목원에서 이 식물을 해수화라고 소개해서 해수화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중국 이름을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 원산지에서는 이 식물 뿌리 부근에 강꼬치고기(Pickerel)가 모여 들어 Pickerel weed(강꼬치고기 잡초)라고 불리며, 중국 이름인 사어초(梭鱼草)도 같은 의미이고, 또 다른 이름으로 해수화(海寿花)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식 명칭이 등록되지 않은 개체이다. 여기서는 아직 정명이 없으므로 속명인 폰테데리아(Pontederia)라 부른다. [폰테데리아] 백합..

2024.07.21

정향풀(Amsonia elliptica) (24.7월)

지겨운 여름장마야 이젠 그만 좀 가라하며 바래보다보니 거짓말처럼 잠깐 하늘이 훤해졌다. 밖으로 나와 걷다가 동네 꽃밭에 들르니 어느새 자라난 초목들이 한가득이다. 여기저기서 쑥쑥 솟아오르는 모습들이 힘차고 싱그러워 보인다. 꽃밭 한 켠에서 다발로 자라나 줄기 끝마다 하늘빛을 담은 꽃들을 예쁘게 피워냈던 정향풀이 열매를 맺고 있다. 하늘을 향해 치켜든 듯한 모습을 한 채 열매 꼬투리들이 익어가고 있다. 정향풀은 주로 바닷가 풀밭에서 자라는 귀하신 몸이다. 현재 대청도, 백령도, 완도 등지에 자생하고 있으나 그동안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무분별하게 채취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급기야 환경부는 2017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였다. 정향풀은 5월에 피는 하늘빛의 꽃모양이 옆에서 보면 고무래 정..

202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