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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낙상홍(Ilex verticillata) (24.9월)

경의선숲길공원가의 작은 정원에 벌써 빨간 열매들을 무더기로 매달고 있는 미국낙상홍이 눈에 띈다. 지난 8월에도 붉은 열매들이 많이 보였는데, 9월에 들어서자 더 많은 열매들이 붉게 여물어 가고 있다. 물론 아직 덜 여문 열매들도 꽤 많이 보인다. 잎사이로 보이는 붉은 열매들이 꽃보다 더 화사하게 보인다. 낙상홍(落霜紅)이라는 이름은 단풍이 들어 잎이 떨어지고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붉은 열매가 달려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낙상홍은 아직 정명은 아니지만 원산지가 미국이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미국낙상홍] 노박덩굴목 감탕나무과 감탕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높이 2~5m 잎 어긋나기, 긴타원형, 파상톱니 꽃 6월, 흰색, 꽃잎 6-8개 열매 핵과, 구형, 붉은색, 10월 [미국낙상홍]은 노박덩굴목 ..

나무 2024.09.04

자작나무(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 (24.9월)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을 보낸 자작나무에는 요즘 가지마다 적갈색의 열매들이 벌레처럼 바글바글 달려있다. 나뭇가지마다 빽빽하게 매달린 열매들이 바람을타고 흔들리며 잎사귀속으로 들락날락 숨바꼭질을 하는듯하다. 주변에는 떨어진 열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걸보니 열매들은 벌써 다 여물었나 보다. 그런데 자작나무 열매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벌써 내년 봄에 필 꽃이삭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지끝 잎사이에 꽃이삭들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열매를 성숙시키는 동시에 새 꽃을 준비하는 모습이 부지런하면서도 경이롭다. 삶은 계속된다는 생명환(life cycle)을 스스럼없이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을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자작나무는 껍질에..

나무 2024.09.03

이팝나무 열매 먹는 비둘기(24.8월)

8월의 무더위가 아직도 여전하지만 이팝나무는 벌써 검은빛깔의 열매들을 주렁주렁 달고있다. 아직 녹색 열매들도 있지만 거의 검은 자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날아든열매들이 다 익으니 배고푼 새들이 나무로 날아든다. 산책길에서 만난 이팝나무에는 열매들이 달린 가지 여기저기에 때마침 비둘기들이 아침식사를 하느랴 분주하다. 날개를 퍼덕이며 맛좋고 잘 익은 열매들를 잘도 골라 먹는다. 이팝나무는 어쨌든 뜨거운 여름을 견디며 풍성한 결실을 맺었고, 덕분에 새들이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다. 지난 여름 동안의 보이지 않는 수고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이팝나무와 비둘기(2024.08.31. 마포)

순간 동영상 2024.08.31

광대싸리(Securinega suffruticosa) (24.8월)

동네 공원길로 이어지는 수로길가에 아담하게 자라난 광대싸리가 요즘 한창 꽂을 피우고 있다. 가지마다 연 노란빛깔의 꽃들이 잎겨드랑이 마다 뭉쳐서 피어나고 있다. 수술이 길게 나오고 잎겨드랑이에 뭉쳐서 달리는 모습을 보니 수나무이다. 꽃이 피어난 가지들은 수양버들 가지처럼 아래로 쳐진 모습이 가지런해 보기 좋고, 가지마다 벌들이 웅웅대며 쉴새없이 꽃들은 찾아 다닌다. 광대싸리는 수형이나 잎 모양 등이 얼핏 싸리와 닮았으나 꽃의 형태나 잎이 홑잎인 것 등에서 콩과인 싸리와는 다른 모양이다 그래서 광대싸리는 이름은 진짜 싸리가 아닌것이 싸리 비슷하게 광대처럼 흉내를 내는 나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 '광대'는 ‘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진짜 싸리나무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광대를 덧붙인 것으로..

나무 2024.08.30

이팝나무(Chionanthus retusus) (24.8월)

여름으로 들어서는 입하 무렵에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던 이팝나무들이 여름이 끝나가는 요즘 벌써 열매들이 거의 익어가고 있다. 아직 8월인데 이팝나무 열매들이 벌써 까맣게 익은 모습이 보인다. 올해는 무더운 날이 오랫동안 계속되어서인지 열매들이 일찍 익는 것같다. 유난히 덥기만 했던 이번 여름이었지만 이팝나무는 열심히 열매를 성숙시켜 왔나보다. 어릴적 열매는 나뭇잎과 색이 같은 녹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보호색이었는데, 이제 다 익으니 눈에 잘 띄는 검은빛으로 변했다. 누구든 와서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인데, 대신 씨를 멀리 퍼트려 달라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이팝나무는 꽃이 필 때는 나무가 흰 꽃으로 뒤덮힌 모습이 이밥을 연상시켜 이팝나무가 되었다. 이밥은 쌀밥을 말한다. 조선시..

나무 2024.08.24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 (24. 8월)

아파트 큰길가에 신갈나무가 무성한 잎새를 드리우고 8월의 늦더위를 즐기고 있다. 가지 끝에 드문드문 도토리들이 제법 실하게 여물어가고 있다. 보통 산능선이나 산 정상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갈나무가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잘 자라고 있다. 신갈나무는 오래전 짚신을 신던 시절에 신발 바닥에 깔창처럼 깔아 신었다고 해서 신발 바닥에 깔아쓴다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인지 신갈 나무 잎은 발모양을 닮았다. 신갈나무 잎에는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고, 또 탈취 기능이 있어 신발속에 깔아 쓰면 발 냄새도 잡을 수 있다는 과학적 상식이 숨어 있다. 신갈나무의 종명 mongolica는 mongolicus(몽고의)에서 유래한 것이며, 속명 Quercus는 quer..

나무 2024.08.19

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날에는 눈이 시리도록 창백한 하늘가에 문득 그려지는 그 얼굴은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그리움일까 뭉게뭉게 솟아 난 기억들이 쪽빛으로 눈부시게 하늘가에 물들면 그리운 얼굴은 가슴에 다시 묻자 가느다란 잔상이 희미해질까 안개처럼 흩어져 다시 담지 못할까 고요한 심연에 회한의 파문이 인다. 점점 작아지는 상념의 끝자락에 슬프도록 찬란한 푸르름이 흩트러진다. 그저 그리운 것이 그리운 날에는 buljeong 2024.08.16

잡담 2024.08.16

개모시풀, 왜모시풀(Boehmeria longispica Steud.) (24.8월)

아파트 정원 모퉁이에 왜모시풀이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다. 줄기를 따라 잎 겨드랑이 마다 황백색 꽃이삭들이 풍성하게 피었는데, 줄기 끝부분의 꽂이삭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왜모시풀은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줄기 아랫부분이 목질화되어 마치 관목처럼 보인다. 왜모시풀은 모시풀과 비슷하지만 일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시풀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이름은 야부마오(薮苧麻, 수저마)인데, 이는 후미진 곳에서 자생하는 삼을 닮았다는 의미이고, 한자이름 野线麻(야선마)은 야생 삼이라는 뜻이다. [왜모시풀] 쐐기풀목 쐐기풀과 모시풀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80∼100cm 잎 마주나기, 난상 원형, 톱니 꽃 7∼9월, 연녹색, 이삭꽃차례 열매 수과, 길이 1mm [왜모시풀]은 쐐기풀목 쐐기풀과 모시풀속의 여러해..

2024.08.14

쇠물푸레나무(Fraxinus sieboldiana Blume) (24.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도봉산 무수골 계곡을 찾아 무수아취에 짐을 풀었다. 정오쯤이 되니 삼삼오오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계곡에 한가득이다. 계곡 옆 큰 나무그늘 아래 매트를 깔고 쉬고 있노라니 뭔가 자꾸 떨어진다. 위를 올려다보니 거대한 쇠물푸레나무가 보이고 가지마다 빼곡하게 여물어 가는 열매들이 보인다. 열매들이 빙빙돌며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쇠물푸레나무는 산지의 바위틈이나 계곡에서 잘 자란다더니 바로 이곳 계곡 옆이 적지였나보다. 보통 소교목이라고 소개하는데, 이곳 쇠물푸레나무는 굵은 거목으로 자라 난 당당한 키 큰 교목으로 보인다. 마치 느티나무 정자나무처럼 이렇게 그늘을 만들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잘라 물에 넣으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나무 2024.08.12

민들레의 고군분투! (24.8월)

동네 공원 한 켠에 노란꽃 한송이가 불현듯 피어 올랐다. 어제도 보지 못했는데... 온통 잔디밭이지만 잔디꽃은 분명 아닌데... 신기해하며 다가가보니 민들레다. 정확히는 서양민들레 꽃 한송이다. 잔디들만 사는 잔디 천지에 유독 키 작은 서양민들레가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겨우 검지 손가락 만한 키로 자랐는데 잎새를 살펴보니 잔디 잎 만해 잘 구별이 안될 정도로 아주 작다. 허지만 보란듯이 노란꽃을 피워낸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하고 애잔해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버텨내기 힘겨웠을까? 오늘은 버틸만 한가? 적들의 땅에 몰래 들어와 사방이 온통 적군들에게 둘러싸인 땅에서 뿌리를 내리기가 어디 그리 녹록했을까. 이땅에 뿌리내린지 겨우 100년 정도 되는 서양민들레이다보니 아직도 좀 낯설터인데..

생각대로 視線 202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