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buljeong 2022. 12. 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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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하신가요?

눈 뜬 아침이 빛나는 아침인가요?
햇살에 빛나는 이슬 머금은 풀잎처럼요.
긴 밤 비바람에 허리가 끊길듯해도 꽃 한 송이는 끝까지 움켜쥐며 버틴 아침이지요.

눈 뜬 아침이 아직도 몽롱한 아침인가요?
안개속에서 쓰러질 듯 허둥대는 그림자처럼요.
상념과 체념을 휘감아 온통 일그러진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처럼 멍 때리는 아침이지요.

눈 뜬 아침이 아직도 어두운 아침인가요?
눈을 떴어도 깜깜하게 처진 장막처럼요.
꿈속에 어느 산 정상에서 구름 위로 솟아오른 달을 붙잡으려 몸부림치다 깬 아침이지요.

눈 뜬 아침이 여전히 화가 나는 아침인가요?
나무를 쓰러뜨리며 휘몰아치는 태풍처럼요.
아직은 지글지글 타오르는 용광로에 빠진 듯 나오려 해도 더 빠져드는 불구덩이 같은 아침이지요.

눈 뜬 아침이 저절로 미소 짓는 아침인가요?
창문을 지나 얼굴을 휘감는 싱그런 바람처럼요.
늘 오가는 길을 따라 허겁지겁 서두른 길에 우연히 마주친 얼굴들처럼 친근한 아침이지요.

눈뜬 아침이 어제처럼 그런 아침인가요
통속한 잡지의 표지 모델 같은 얼굴처럼요
매일매일이 쌓인 억겁의 시간 속에 티끌만큼 사는 삶의 하루가 그래도 느리게 시작하는 아침이지요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buljeong. 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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