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호수 옆의 솔숲 오솔길 양옆으로 그령이 안개꽃처럼 하얀 꽃을 피워 내고 있다.
키 큰 소나무 아래 자리 잡은 그령들이 제법 큰 무리를 이루었다.
그령은 사람들 이 자주 다니는 길가에 발길에 밟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특이한 풀이다.
주로 농촌의 들녘길이나 제방둑길 등지에 흔히 보이는데, 그령은 밟히면 바로 일어서는 특성이 있는 질기고 강한 풀이다.
그령은 잎이 부드럽지만 질기고 억세다.
그래서 길 위에 그령 두 개체를 서로 묶어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의 발이 걸려 넘어지는 장난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이 넘어졌으면 넘어졌지 절대로 그령 다발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령은 '잡아매다', '묶다'라는 의미의 '그러매다'에서 '그렁'을 거쳐 '그령'이 됐는데. 무언가를 동여매는 풀이라는 의미이다.
[그령]
벼목 벼과 참새그령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30~80㎝
잎 선형, 길이 30-40㎝
꽃 8-9월 개화, 원추화서
열매는 영과, 타원형
[그령]은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 참새그령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30~80cm이다.
학명은 Eragrostis ferruginea (Thunb.) P.Beauv.이다.
줄기는 곱게서며 갈라지지 않고 여러 대가 뭉쳐나 큰 포기를 이룬다.
잎은 선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부드럽지만 매우 질기다.
길이는 20∼40cm이고, 폭은 2~6mm로 좁다.
꽃은 8∼9월에 홍자색 꽃이 원추꽃차례로 핀다.
꽃이삭은 긴 타원형이고 길이는 20∼40cm이다.
잔 이삭에는 5∼10개의 잔 꽃이 달린다.
수술은 3개이고, 암술 머리는 2개이며 깃모양이다.
열매는 영과이고 약간 편평한 타원형이며, 길이는 1mm 정도이다.
그령의 속명 Eragrostis는 사랑의 신 Eros와 풀이란 의미의 희랍어 agrostis가 합성된 이름이다.
그래서 그령속의 식물들은 영어로 lovegrass라 불리는데, 서양에서도 사랑하는 연인 간에 인연의 끈을 이어주는 추억의 풀로 인식하고 있다.
종소명 ferruginea는 '녹병이 생긴 듯하다(rust-colored)'는 의미의 라틴어인데, 잎의 앞뒤 색깔이 서로 다른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경포호수와 어우러지는 소나무 아래에 푸른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그령이 한창이다.
그령을 암그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수크령에 빗대어 이렇게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들 두 종은 각각 다른 집안에 속하기 때문인데, 수크령은 수크령속에 속하고 그령은 참새그령속에 속한다.
서식지도 수크령은 길가나 초지에서 살며 그령처럼 밟히는 곳에서는 결코 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령은 잎은 부드럽지만 질겨서 밟혀도 잘 끊어지지 않지만 수크령은 잎이 단지 억세기 때문에 밟히면 부서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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