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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소리
경의선숲길공원은 요즘 소리천국이다.
나무마다 울려 퍼지는
매미들의 찢을듯한 합창은
한 여름을 휘젓는 여름소리이다.
내리 쏱는 오후의 뜨거운 햇살만큼
숙명으로 얽힌 열정이 뜨겁다.
오늘을 위해 컴컴한 시간의 터널에서
기다린 7년의 세월.
그 긴 시간을 지나 주어진 한 달의 삶은
무심코 지나치는 바람 같은 순간.
어디 있을까?
어디에서 기다릴까?
짝 찾는 매미소리는 절규로 이어진다.
그 깊은 아우성은 순간과 순간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진한 소리들은 합창이 되고,
또, 더 큰 울음이 되어 여름 속을 맴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절박함을 안고
죽는 순간까지 처절한 여름소리를 쏟아낸다.
가느다란 햇살이 내비친 나뭇가지에
빛바랜 탈피껍질 아래
날개 접고 나뒹구는 매미의 가뿐 숨결 속에
7년의 삶이 또 이어진다.
그래 아직 여름이 한창이다.
바람 한 점 머물지 않는 혹서의 열기 속에
깊은 갈망의 여름소리는 여전히 귓전을 때린다.
아! 벌써 여름은 저만치 가고 있다.
2023.07.26
Bul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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