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물결의 노래(23.6월)

buljeong 2023. 3. 10. 10:51
2023.03.09. 강릉 강문바닷가



물결의 노래

앞 물결이 출렁인 자리에
뒷물결이 출렁인다
뒷물결은 앞물결을 따라가고
앞물결은 뒷물결을 끌고간다
출렁이며 해변에 부딧혀
앞물결이 하얗게 바다로 사라지면
뒷물결은 약속이라도 한듯 뒷따라 와
앞물결이 그랬듯이
하얗게 바다로 사라진다

크고 작은 물결들이 저마다의 몸짓으로
출렁이며 그렇게 사라진다
더러 크게 출렁이던 빛나는 하얀 큰 물결도
이내 흔적도 없이 바다로 사라졌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작은 물결이나 큰 물결이나
하얀 포말속으로
큰 한숨을 짓듯 바다로 돌아간다.

지나온 모습이나
앞으로 나아가는 몸짓이나
잠시의 머뭄이나 멈춤도 없이
출렁이며 모두 바다로 되돌아갔고
바람처럼 기억조차 남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물결의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메아리 친다
우르르둥탕 츄르르르

2023.03.09.
강문바닷가
buljeong

2023.03.13. 강릉 강문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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