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만난 모란은 앙상한 줄기에 종자가 떨어져 나간 빈 열매껍질만 매달고 있다.
마치 불가사리가 가지 끝에 기어 올라와 붙어 있는 듯하다.
그래도 가지마다 겨울눈이 튼실하게 자라나 있다.
모란은 꽃색이 붉어서 란[丹], 굵은 뿌리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수컷의 형상이어서 모[牡] 자를 붙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모란]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2m
잎 2회깃꼴겹잎, 소엽 난형, 3-5갈래
꽃 4-5월, 자주색, 지름 15cm
열매 골돌과,불가사리형, 8-9월
[모란]은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의 낙엽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2m 정도이다.
학명은 Paeonia suffruticosa Andrews이고, 영명은 Tree peony이다.
신라 진평왕 때인 1,500여 년 전에 약용식물로 중국에서 들어왔다.
잎은 2회깃꼴겹잎이며, 소엽은 달걀모양이고 3-5개로 갈라진다.
꽃은 4-5월에 통상 자주색으로 피며, 새로 나온 가지 끝에 1송이씩 핀다.
지름은 15cm 이상이고, 빨강, 노랑 등 다양한 색의 개량종이 있다.
꽃받침은 5개이며 꽃잎은 8개 이상이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2~6개이다.
꽃턱은 주머니처럼 되어 씨방을 둘러싼다.
열매는 골돌과이고, 8-9월에 불가사리 모양으로 익으며, 주머니가 터져 종자가 나오는데, 종자는 둥글고 검다.
모란꽃은 오전 10시경 만나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보기 좋다.
12시가 넘어가면 꽃이 너무 벌어져서 아름다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후에 모란을 보는 것은 안 보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올해는 오전 10시에 모란을 만나보자.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보더라도 4월 말이나 5월은 돼야 할 것 같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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