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이야기

100년 만에 꽃 핀 검은 대나무, 오죽(Phyllostachys nigra) (25.6월)

buljeong 2025. 6. 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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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2025.06.06. 마포)


아파트 화단에서 자라는 오죽이 꽃을 활짝 피웠다.
가지마다 꽃들이 가득이다.
보통 대나무 꽃은 100년에 한 번 핀다고 하는데, 이렇게 오죽이 꽃을 피운 것은 아주 희귀한 일이다.
대나무는 종자 번식이 아니라 땅속줄기에서 죽순이 솟아나며 개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대나무 꽃을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나무 꽃이 피면 상서로운 징조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대나무 꽃 자체가 워낙 희귀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죽은 줄기의 색이 검은색이다.
그래서 烏竹인데, 까마귀 오(烏), 대나무 죽(竹), 이름 그대로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라는 이름이다.
이율곡이 태어난 강릉의 오죽헌(烏竹軒)은 주변에 많이 자라는 오죽으로 인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죽(2025.06.06. 마포)


[오죽](烏竹)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 왕대속
상록 여러해살이풀, 높이 2~10m
잎 2~5개, 피침형, 잔톱니
꽃 양성,단성, 이삭모양,수상꽃차례
열매 영과, 보리 모양, 9~10월


[오죽](烏竹)은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 왕대속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2~10m이고, 중국이 원산지이다.
학명은 Phyllostachys nigra (Lodd. ex Lindl.) Munro이다.
속명 Phyllostachys는 그리스어 phyllon(잎)과 stachys(이삭)의 합성어이며, 종소명 nigra는 '검은'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이다.
다른 이름으로 분죽 또는 검정대나무라 부르며, 영명은 black bamboo이다.

오죽(2025.06.06. 마포)


줄기 속은 비어 있고, 수피는 검은색이다.
잎은 보통 2~5개씩 달리는데 피침형이고 길이는 6~10cm, 폭은 1cm 정도이며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다.
꽃은 양성 또는 단성으로 피며, 2~5개가 들어 있는 갈색의 작은 이삭들이 이삭모양의 수상꽃차례를 이룬다.
포는 넓은 피침형이며 꽃잎과 꽃받침은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수술은 3~6개이며 긴 수술대가 있고 끝에 꽃밥이 달렸다.
암술은 1개이고 암술대는 3개로 갈라지며 암술머리는 깃털모양이다.
열매는 영과이고 벼나 보리 모양이며 9~10월에 익는다.

오죽(2025.06.06. 마포)


오죽은 처음부터 검은색일까?
아니다. 처음부터 검은 모습은 아니다.
죽순이 올라온 첫해에는 줄기가 녹색이어서 보통 대나무와 다를 바 없으나 점차 검은빛이 나기 시작한다.
2년째부터는 줄기의 껍질에 본격적으로 검은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며 검은색이 된다.
그리고 해가 지나면서 마디마다 흰색 띠가 생긴다.
보통 대나무 꽃은 희귀해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꽃이다.
오죽의 꽃은 더 희귀해서 상서로운 꽃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실은 대나무에 꽃이 피면 대나무는 수명이 다했다는 의미이다.
대나무는 꽃이 핀 다음 해에는 한꺼번에 모두 고사한다.
이것을 개화병 또는 자연고라고 한다.
올해 꽃들이 이처럼 만개했으니... 이 오죽은 내년에는 모두 고사하겠다.

오죽(2025.06.06. 마포)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대를 '나무'라고 보통 말하는데, 줄기가 굵고 딱딱하며 키가 큰 것은 30미터에 이르니 통상 '대나무'라 부른다.
그런데 대나무는 풀이다.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고 풀이다.
분류상으로도 외떡잎식물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는 형성층(부름켜)이 없어 부피 자람을 못하므로 나이테가 생기지 않으며, 봄에 죽순이 솟아 오른 굵기로 자라며 더 이상 굵어지지 않기 때문에 '풀'이라고 본다.
보통 대나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 나무라고 착각한다.

오죽(2025.06.06. 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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