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오솔길 옆으로 가을 하늘빛을 담은 산박하 꽃이 여기저기 많이 피었다.
낯익은 모습의 깻잎을 닮은 듯한 잎사귀들이 친근해 보인다.
산박하 꽃이 피었으니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다.
산박하는 산에 사는 박하라는 뜻이지만 박하와는 생김새도 다르고 향기도 거의 나지 않는다.
박하는 향을 의미하는 멘타속(Mentha 박하속)이고, 산박하는 이소돈속(Isodon 산박하속)이어서 집안이 다른 식물이다.
그런데, 왜 산박하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그것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일본 이름인 야마학까(山薄荷)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붙여진 이름인데, 그 이름을 그대로 오늘까지 써오고 있어서 참 아쉽고 유감이다.
[산박하]
통화식물목 꿀풀과 산박하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40∼100cm
잎 마주나기, 삼각상 난형
꽃 6∼8월, 청자색, 취산꽃차례
열매 분과, 원반모양, 9∼10월
[산박하]는 통화식물목 꿀풀과 산박하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40∼100cm이다.
학명은 Isodon inflexus (Thunb.) Kudo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사각으로 네모지며, 가지를 많이 치고 전체에 잔털이 나며 나무처럼 딱딱해진다.
잎은 마주나고 삼각상 달걀 모양이며, 길이는 3∼6cm이다.
잎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좁아져 잎자루의 날개처럼 되고,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6∼8월에 푸른빛을 띤 자줏빛으로 피고, 줄기에 마주나는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꽃의 지름은 8∼10mm이며, 전체가 커다란 꽃이삭을 형성한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며 5갈래로 갈라지고 길이는 5~6mm이며 털이 나고, 갈래조각은 좁은 삼각형 모양이다.
꽃부리는 입술 모양이며 윗입술은 위를 향해 5갈래로 갈라지고, 아랫입술은 밑동이 볼록 나온 굽은 모양이다.
4개의 수술 중 2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대는 2갈래로 갈라진다.
두 송이씩 마주 달리며 규칙적으로 모여 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열매는 분과이고 원반모양이며 꽃받침 속에 들어 있고, 9∼10월에 성숙한다.
산박하의 종소명 Inflexus는 라틴어의 ‘굽다’라는 의미인데, 꽃 아래의 굽은 아랫입술 모양이 굽은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우수한 건강채소이며, 두통, 치통 등 통증의 치료나 회충을 제거하는 구충제로도 쓰인다.
산행길에서 만나는 독특한 푸른빛이 도는 자줏빛의 산박하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잠시 멈춰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면 꽃 속에 높다란 가을 하늘빛이 한가득 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가을은 그렇게 산박하 꽃 속으로 시나브로 스며들고 있다.
'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화쑥부쟁이(Aster ovatus var. ovatus) (23.10월) (1) | 2023.10.25 |
---|---|
돌외(Gynostemma pentaphyllum) (23.10월) (0) | 2023.10.25 |
호박(Cucurbita moschata Duchesne) (23.10월) (1) | 2023.10.15 |
서양등골나물(Eupatorium rugosum Houtt) (23.10월) (1) | 2023.10.09 |
돼지감자, 뚱딴지(Helianthus tuberosus) (23.10윌) (1) | 2023.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