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아름드리 키 큰 소나무들이 빽빽한 솔숲에 들어서면 아직 어두운 그림자가 남아서인지 마치 포위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오래된 성에 들어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나무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여 상대적으로 젊어진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아마도 솔향이 내 몸속으로 시나브로 스며들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아직 주변이 어둑어둑하더니 동녘하늘이 금방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곧이어 붉은 얼굴이 소나무 사이로 살며시 붉은빛을 발한다.
순간, 사방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적송이 본래 나무줄기가 붉은 편인데, 붉은 햇살을 받아 더욱 붉은빛으로 빛난다.
솔숲에 남아 있던 어둑어둑한 기운이 일시에 사라지고 있다.
솔숲에서 맞는 일출은 어둠이 일시에 걷히고 붉은 햇살이 밝고 힘차게 퍼져 나간다.
하루를 시작하는 태양의 몸짓을 따라 나도 하루를 시작한다.
이곳 솔숲에서는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러할 것이지만, 오늘은 나와 함께하니 매일 일어나는 일일지라도 더욱 특별해진 아침이 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칙칙한 어둠을 붉고 밝은 빛으로 밝혀 주어라!
이어령 선생의 '나를 위한 위로'가 생각 나는 아침이다.
[나를 위한 위로, 내가 나에게]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 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
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네.
죽을 것 같던 사람이 간 자리에
또 소중한 사람이 오므로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 하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실수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너무 뒤돌아보지 말라 하네.
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날이
더 의미 있으므로
너무 받으려 하지 말라 하네.
살다 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기쁘므로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하네.
천천히 가도 얼마든지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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