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 경사지에 사위질빵이 키 작은 사철나무를 빈틈없이 뒤덮고 하얀 꽃을 무더기로 피웠다.
좀 떨어져 보면 마치 뭉게구름이 잠시 내려온 듯 두둥실 떠있는 모습 같다.
집단의 힘이랄까?
한송이 한송이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큰 무리를 이뤄 함께 모여 피니 가히 가관이다!
사위질빵이란 이름은 사위와 짐을 짊어지는 데 쓰는 줄인 질빵의 합성어인데, 조금만 힘을 주어 잡아당기면 툭 하고 끊어져버리는 줄기의 특성과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옛날에 처갓집 가을걷이를 도와주는 사위가 무거운 짐을 지어 나르며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워 장모가 무거운 짐을 지지 못하도록 쉽게 끊어지는 이 덩굴줄기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위질빵]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
덩굴나무, 길이 3m
잎은 마주나기, 3출복엽
꽃 7∼9월, 흰색, 원추꽃차례
열매 수과, 갈색, 9∼10월
[사위질빵]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덩굴나무이며, 길이는 3m 정도 자란다.
학명은 Clematis apiifolia DC.이다.
이명으로 Three leaf clematis, 질빵풀, 분지쿨, 쇠, 백근초, 여위라고도 한다.
덩굴손은 없지만 잎자루를 덩굴손처럼 사용해 다른 물체를 감아 오르며 자란다.
줄기에 세로 능선이 있고, 일 년생 가지에는 잔털이 나며, 맹아력이 강하다.
잎은 마주나고, 작은 잎이 3장인 3출복엽이며 간혹 2회 3출복엽도 있다.
작은 잎은 달걀 모양이거나 달걀 모양의 피침형이며, 길이는 4∼7cm 정도이다.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2~3개의 굵은 결각상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2~4cm이며, 덩굴손처럼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른다.
가을에 노랗게 물든다.
꽃은 7∼9월에 흰색으로 모여 피며, 잎겨드랑이에 취산상 원추꽃차례를 이룬다.
지름은 1~2.5cm 정도이다.
암술은 10개 내외이며, 수술은 30개 정도이고 꽃밥은 줄 모양이며 길이는 약 2mm이다.
꽃잎은 퇴화하여 없지만 흰색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꽃받침조각은 넓은 피침형이며, 길이는 7~10mm이고 흰색이며 4개가 십자(十字) 모양이다.
열매는 수과이며 5∼10개씩 모여 달리고 좁은 달걀모양이며, 9∼10월에 갈색으로 성숙한다.
긴 암술대는 깃털 모양으로 변한다.
사위질빵은 대개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데, 울타리나 담장, 또는 나무를 타고 올라 뒤덮으며 하얀 꽃송이를 무더기로 피워낸다.
사위질빵의 잎자루는 특이한데, 가까이에 있는 물체나 나무 등에 닿은 잎자루는 길게 자라는 특성이 있다.
길게 자란 잎자루는 물체를 한번 감고 더욱 길게 뻗어 나가거나 스스로를 잘 지탱할 수 있다.
사위질빵은 추위에는 강한 편이나 대기오염에 대한 저항성은 약한 편이어서 도심지에서는 세력이 약하다.
사위질빵의 속명 Clematis는 여리고 가냘픈 가지가 길게 뻗어가는 모양으로 연약한 덩굴을 뜻하는 희랍어이다.
종소명 Apiifolia는 잎끝이 뾰족해서 붙여진 라틴어이다.
유독성식물이나 사위질빵의 줄기는 여위(女萎), 뿌리는 백근초(白根草)라 하며 약용한다.
전초에는 quercetin, 유기산, sterol, 그리고 소량의 alkaloid가 함유되어 있어 임산부 부종, 설사, 천식, 근골동통, 요통, 중풍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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