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가 화단에 난데없어 보이는 고욤이 가지마다 달려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고 보니 본에 이곳에는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 고욤나무가 자라나 고욤이 가지에 달린 채 겨울을 나고 있다.
감나무 대신 고욤나무를 새로 심었는가 했는데, 나무 밑동을 살펴보니 감나무는 이미 고사해 썩어가는 등걸만 남아있다.
그런데, 감나무 아래로 이어진 대목 뿌리에서 새순이 돋아 올라와 나무로 자라난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고욤나무는 본래의 근본을 잊지 않고 스스로의 본성을 드러냈나 보다.
생명은 역시 대단하다!
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났는지 그동안 지나치면서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렇게 가지마다 고욤이 달려 있어 고욤나무임을 알았다.
고욤나무의 속명 Diospyros는 여신 Dios와 곡물을 뜻하는 Pyros의 합성어이고, 종소명 로투스(lotus)는 연꽃을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고욤은 작은 감(小柿)에서 변화한 ‘고’와 어미의 옛말인 ‘욤’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고욤나무]
감나무목 감나무과 감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높이 15m
잎 어긋나기, 타원형, 밋밋
꽃 2가화, 6월 연초록색, 흑자색
열매 장과,구형, 10월, 노란색
[고욤나무]는 감나무목 감나무과 감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이며, 높이는 15m 정도이다.
학명은 Diospyros lotus L.이다.
다른 이름으로 고욤, 고양나무, 민보욤나무, 소시(小枾)라고도 부른다.
수피는 짙은 회갈색이나 어린 줄기는 밝은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이며 길이는 6~12cm이다.
잎자루는 1cm 정도이다.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회녹색이며 측맥은 7~10쌍이 뚜렷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연초록색 또는 흑자색으로 6월에 피며, 새 가지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수꽃은 1~3개씩 햇가지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길이는 5mm 정도이고, 수술은 16개이다.
암꽃은 1개씩 피고 길이는 1cm 정도이며, 꽃밥이 없는 8개의 헛수술이 있다.
꽃부리는 종형이고, 꽃잎은 4갈래로 갈라져 뒤로 젖혀진다.
꽃받침조각은 4개이고 삼각형 모양이다.
열매는 장과이고 둥글며 지름은 1~ 2cm이고, 10월에 노란색으로 익으며 서리가 내리면 흑자색으로 변한다.
종자는 갈색이다.
고욤나무는 흔히 감나무를 접목할 때 대목용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감씨를 심으면 감나무가 나오지 않고 고용나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욤나무는 감나무의 어머니 같은 나무이다.
감나무는 종자 번식이 안되고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성장하는 나무이다 보니 모두 사람이 만든 나무이다.
어떤 것을 꾸미거나 고친 것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할 때 우리는 '감쪽같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접붙이면서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는 의미의 '감접'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감접같다'가 '감쪽같다'로 변형되었다.
고욤나무 열매를 군천자(君遷子)라 하며 약용하는데, 강한 떫은맛에는 tannin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갈증이나 번열증, 그리고 당뇨병, 고혈압 치료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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