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이야기 161

메밀여뀌(Persicaria capitata) (23.3월)

강릉솔향수목원에서 호랑가시나무를 만나 억센 가시가 달린 잎새들을 살펴보다 보니 붉은 열매가 아직 가득 달려 있고, 가지에는 자잘한 작은 꽃들이 피어 있어 봄과 가을을 동시에 만나는 기분이었다. 호랑가시나무의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보고 나니 나무 바로 아래에 막대에 사탕을 비스듬히 꽂아 놓은 듯한 동글동글한 모습의 꽃을 피운 메밀여뀌가 눈에 띈다. 비스듬히 자란 줄기와 위로 솟은 꽃송이들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메밀여뀌는 개모밀덩굴이라 불렀는데, 메밀꽃과 비슷하나 좀 뒤떨어지는 모밀이라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메밀여뀌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데, 중국, 인도 원산으로 제주도에 귀화한 식물이다. [메밀여뀌 마디풀목 마디풀과 여뀌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0~15cm 잎 어긋나기, 난형 또는 타원형 ..

풀 이야기 2023.03.31

쇠뜨기(Equisetum arvense) (23.3월)

경포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벚나무들이 이제 하나 둘 화려한 꽃들을 피워내기 시작했다.전체가 만개하려면 아마 이번 주말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호숫가 화단에도 아직 눈에 띄는 봄꽃을 찾기는 힘들다.그런데, 한참을 걷다 보니 작은 뱀머리 같은 풀들이 여기저기 솟아나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웬 뱀들이 이렇게 많지?뱀머리를 닮아 뱀풀이라고도 부르던 쇠뜨기다.잎이 달린 모습과는 아주 딴판으로 생겼다. 쇠뜨기 생식줄기 들이다.뱀머리 모양은 포자낭이삭인 포자낭수이다.아침 호수와 뱀머리들이 제법 으스스하게 어울린다.쇠뜨기는 소가 즐겨 뜯어먹는 풀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쇠뜨기]양치식물문 속세강 속새과 속세속여러해살이풀, 높이 30~40cm생식줄기 마디에 갈색잎 돌려나기영양줄기 마디에 비늘 잎 돌려나기[쇠..

풀 이야기 2023.03.28

산괴불주머니(Corydalis speciosa Maxim) (23.3월)

강릉솔향수목원의 온실 앞의 경사면에 노랗게 피어난 세복수초들 옆에 산괴불주머니들이 노란 꽃방망이들을 피워내고 있다. 줄기마다 가지마다 꽃송이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산괴불주머니는 꽃 형태가 골무처럼 생긴 아이들 노리개였던 괴불 모양을 닮았고, 꽃 뒷부분에 긴 꽃뿔턱인 거가 발달하는 독특한 모습이어서 산괴불주머니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괴불주머니]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 두해살이풀, 높이 50cm 잎 어긋나기, 2회 깃꼴 꽃 3∼5월, 노란색, 총상꽃차례 열매 삭과, 길이 2~3cm [산괴불주머니]는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두해살이풀이며, 높이는 50cm 정도이다. 주로 습한 산지에서 자란다, 원줄기는 둥글며 속이 비어 있고 곧게 자라며, 가지를 많이 치고 잔뿌리를 사방으로 뻗는다. 뿌리 잎은 로..

풀 이야기 2023.03.27

세복수초(Adonis multiflora) (23.3월)

강릉솔향수목원에도 봄은 왔지만, 대부분 자연상태의 수목원이라 봄꽃을 피는 종류의 식물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생강나무는 꽃이 피기 시작했고, 신갈나무나 졸참나무, 물박달나무, 때죽나무, 서어나무 등에는 이제 잎이 돋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진달래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이곳에도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올라가니 온실 앞 경사면이 온통 노란 물결이다. 세복수초들이 저마다 꽃송이들을 치켜들고 자랑이라도 하듯이 야단벅석이다. 세복수초는 잎이 가늘게 갈라지는 복수초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제주도에 자생하는 복수초라서 일명제주복수초라고도 불린다. [세복수초]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복수초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0~30cm 잎 어긋나기, 깃꼴겹잎 꽃 2~4월, 노란색, 지름 3..

풀 이야기 2023.03.26

붉은대극(Euphorbia ebracteolata Hayata) (23.3월)

아파트 화단에 붉은대극이 위풍당당한 몸체를 드러내고 꽃을 피워내고 있다. 강한 독성을 품은 유독성 식물이어서 꽃을 찾아드는 곤충들이 걱정되지만 자꾸 몰려드는 것을 보니 괜찮은 모양이다. 대극이라는 이름은 큰창(大戟)이라는 의미인데, 독성이 강해 맵고 쓰기 때문에 삼키면 목구멍을 창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붉은대극은 이른 봄에 새로 솟는 새순이 붉은색으로 올라오고 대극 집안의 식물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붉은대극] 쥐손이풀목 대극과 대극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40~50cm 줄기잎 어긋나기, 긴 타원형 꽃 3~4월, 녹색, 배상꽃차례 열매 삭과, 난상 구형, 6~7월 [붉은대극]은 쥐손이풀목 대극과 대극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40~50cm이다. 줄기 끝에서 ..

풀 이야기 2023.03.24

현호색(Corydalis remota Fisch) (23.3 월)

대관령 옛길가에는 이제 막 꽃송이를 펼쳐내는 현호색들도 봄꽃 잔치에 얼굴을 내민다. 아직 크게 자라지는 못했지만 몸체에 비해 제법 큰 꽃송이들을 야무지게 펼쳐내고 있다. 하늘빛에 붉은색이 어우러진 꽃송이들이 오묘하고 아름답다. 현호색의 현(玄 검을 현)은 덩이줄기가 검은 빛깔이 난다는 뜻인데, 실제 현호색의 덩이줄기는 대체로 노란색이지만 처음 캘 때 흙이 묻은 모습이 검은빛을 띠기 때문이다. 호(胡 오랑캐 호)는 중국의 허베이 성 및 헤이룽장성 등 북쪽 지방이라는 의미이고, 색(索 꼬일 색)은 새싹이 돋아날 때 매듭 모양으로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오랑캐 땅에서 전해진 꽃이라는 의미이다. [현호색]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 여러해살이풀, 줄기 높이 20cm 잎 어긋나기, 2~3개, 잎자루 김 꽃..

풀 이야기 2023.03.22

노랑제비꽃(Viola orientalis) (23.3월)

대관령 옛길가에 키 작은 노랑제비꽃이 살며시 노란 얼굴을 내밀었다. 아직 나뭇잎이 나지 않아 제법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꽃을 피웠다. 노랑제비꽃이 이렇게 서둘러 꽃을 피운 이유는 아마도 숲이 나뭇잎으로 우거지면 햇빛을 받기가 어려울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제비꽃은 오랑캐꽃이라고도 불리는데, 3월 춘궁기 무렵 주로 쳐들어오는 오랑캐들의 늘어진 머리채가 제비꽃의 뒷덜미와 닮아 보여 그렇게 불렀다. 그런가 하면 제비꽃이 제비를 닮아서 제비꽃이라 불리며, 또한 제비들이 날아올 때쯤 꽃이 핀다 하여 제비꽃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노란색 꽃이 피어 노랑제비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노랑제비꽃]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0~20cm 뿌리잎 심장형, 2~3장 줄기잎 마주나기, 잎자루 ..

풀 이야기 2023.03.21

가는잎그늘사초(Carex humilis var. nana) (23.3월)

대관령 옛길을 오르고 또 오르니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고갯마루에 올랐다. 고개 넘어 200m 정도 내려가면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국사성황당이 나온다. 국사성황신은 범일국사이고, 산신은 김유신 장군이다. 다시 이어지는 하산길에 멀리 동해바다까지 둘러보며 내려오는 산행길이 제법 여유롭다. 잠시 쉬려고 배낭을 벗는데, 잎이 머릿결 같아 보이고, 윗부분에 하얀 꽃을 피워 낸 가는잎그늘사초가 눈에 띈다. 오며 가며 흔하게 보았던 풀뭉치가 봄이 오자 이렇게 꽃을 피웠다. 가는잎그늘사초는 참나무가 우점종인 지역에 사는 풀인데, 잎이 가늘고 그늘에서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는잎그늘사초] 사초목 사초과 사초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3~6cm 줄기 세모형, 길이 3~6cm 잎 모여나기, 폭 1mm, 실 모양 꽃 3~..

풀 이야기 2023.03.20

선괭이눈(Chrysosplenium pseudofauriei) (23.3월)

계곡을 끼고 대관령 옛길을 한참 오르니 반정에 도착하고, 길을 건너 더 오르다 보니, 높이 올라와서 그런지 꽃들도 사라지고, 그저 겨울모습이다. 조금 힘이 드니 길만 보고 걷는데, 키 작은 풀들이 무리 지어 줄지어 서 있다. 선괭이눈이다. 손가락보다도 작아 보여 가까이 들여다보니 윗부분에 꽃들이 뭉쳐 피어있다. 작지만 알차게 꽃이 피었다. 괭이는 고양이를 뜻하는 사투리인데, 괭이눈은 꽃모양이 고양이 눈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고, 선괭이눈은 서서 자라는 괭이눈종류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선괭이눈] 장미목 범의귀과 괭이눈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0cm 잎 마주나기, 아랫잎 난원형 줄기끝잎 난형 길이 4cm 꽃 5월, 노란색, 꽃받침 4개 열매는삭과, 종자 흑갈색 [선괭이눈]은 장미목 범의귀과 괭이눈속의..

풀 이야기 2023.03.19

냉이(Capsella bursa-pastoris) (23.3월)

논둑길을 따라 냉이들이 피워 낸 하얀 꽃송이들을 마치 손 흔들며 반기는 듯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봄내음이 물씬 묻어난다. 바쁘게 감자를 심고 있는 농부들을 위로라도 하듯 냉이들이 여기저기에서 꽃을 피워내고 있다. 겨울 동안 땅바닥에 붙어 추위를 이겨 낸 냉이들이라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하며 꽃을 피우고 동시에 벌써 아래쪽에는 결실을 맺고 있다. 냉이는 특유의 향과 알싸한 맛이 있어 어린순과 잎, 뿌리 전체를 나물로 먹는 봄나물의 대명사다. 들판에 냉이가 지천이고, 하얀 작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어 봄 향기가 천하를 희롱 하고 있다. [냉이] 양귀비목 십자화과 냉이속 두해살이풀, 높이 10~50cm 뿌리잎 로제트형 뭉쳐나기, 깃꼴 줄기잎 어긋나기, 피침형, 깃꼴 꽃 3월~5월,..

풀 이야기 2023.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