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이야기 161

왜모시풀(Boehmeria longispica Steud) (24.12월)

뜨거운 한여름에 무성하게 꽃을 피웠던 왜모시풀이 겨울이 되니 줄기끝마다 열매들이 달려 축축 늘어졌다.지난번에 첫눈이 많이 와서 잎사귀들은 거의 다 떨어졌고, 약간 휘어진 가지마다 열매줄기들이 도드라져 보인다.왜모시풀은 줄기 아랫부분이 목질화되어 마치 키 작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해살이 풀이다.그래서 겨울이 되면 지상부는 말라죽고 봄이 오면 새순이 돋아 다시 자란다.왜모시풀은 모시풀과 비슷하지만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시풀이라는 의미로 한자 倭(왜) 자가 더해진 이름이다.일본이름은 야부마오(薮苧麻, 수저마)인데, 이는 후미진 곳에서 자생하는 삼을 닮았다는 의미이다.한자이름 野线麻(야선마)은 야생 삼이라는 뜻이다.왜모시풀의 학명은 Boehmeria longispica Steud.이다.속명 B..

풀 이야기 2024.12.08

카나비눔등골나물(Eupatorium cannabinum) (24.14월)

11월 중순을 넘어서며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 탓에 모두가 움츠린 요즘, 카나비눔등골나물은 오히려 활개 치듯 화려한 분홍빛 꽃들을 피워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이름에서 짐작하듯이 물 건너온 식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얼핏 보면 향등골나물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잎자루가 거의 없어 줄기에 붙어 있는 듯한 모습이 향등골나물과 다른 점이다.가지마다 분홍빛 작은 꽃들이 다발로 피었는데, 꽃마다 실이 꼬여 엉킨듯해 보이기도 하고, 마치 거품이 일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카나비눔등골나물은 잎이 대마잎과 비슷해 대마등골나물이라고도 불리며, 아직 정식 등록된 이름이 없어 종소명을 붙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카나비눔등골나물]초롱꽃목 국화과 등골나물속여러해살이풀, 높이 1~1.5m잎 마주나기, 긴 타원형, 톱니꽃 7~..

풀 이야기 2024.11.25

홍당무, 당근(Daucus carota subsp) (24.14월)

동네 꽃밭에 둥근 꽃송이들이 하얀 우산처럼 펼쳐지며 한창 피어나고 있다.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이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산형꽃차례이다.조그마하게 텃밭으로 가꾸는 곳에는 몇 가지 작물을 기르기도 했는데, 한쪽 구석에 남아 있던 당근이 요즘 탐스런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당근은 보통 붉은 뿌리채소를 떠올리기 마련이어서 이렇게 꽃이 핀 모습을 보기는 흔치 않다.마치 빵이 부풀어 오른 듯해 보이기도 하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분명 꽃들이 촘촘하게 들어차 있음을 알 수 있다.당근은 주로 뿌리채소를 이용하다 보니 지상부는 상대적으로 덜 취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당근은 '당나라에서 들어온 무'라는 의미이다.또 붉은 빛깔이어서 홍당무라고도 하는데, 紅唐무는 '붉은 빛깔의 당나라에서 들어온 무'라는 의미로 이 ..

풀 이야기 2024.11.24

인디언국화(Gaillardia pulchella Foug) (24.11월)

동네 꽃밭에서 인디언국화가 큼직한 꽃잎을 화려하게 활짝 펴고 쌀쌀해진 늦가을의 아침을 맞고 있다. 얼핏 보면 꽃 모양이 기생초를 닮은 듯해 보이기도 하고, 기생초와 국화를 섞어 놓은 듯해 보이기도 한다. 인디언국화는 인디언들이 즐겨 쓰는 모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이기도 하고, 인디언들이 많이 사용하는 담요의 색과 비슷한 색상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영어 이름도 Indian Blanket flower(인디언담요꽃)로 불린다. [인디언국화] 초롱꽃목 국화과 인디언국화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30~50cm 잎 어긋나기,장타원형, 밋밋,톱니 꽃 5월~11월, 머리모양꽃차례 열매 수과, 둥근모양, 8~11월 [인디언국화]는 초롱꽃목 국화과 인디언국화속의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30~50cm이다. 학명은 G..

풀 이야기 2024.11.18

바질(Ocimum basilicum) (24.11월)

동네 꽃밭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줄기마다 하얀 꽃을 피워내며 독특한 향을 풍기는 바질이 시원한 늦가을의 아침을 맞고 있다. 바질은 잎과 꽃과 줄기에서 박하향보다 더 진한 향기를 풍기는데, 근처에 가까이 다가만가도 달콤한 향기를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질은 지중해 요리와 태국 요리에서 널리 사용되는 향신료 중 하나이다. 바질(basil)은 라틴어 basilius와 그리스어 βασιλφυτ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왕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바질이 왕실에서 쓰이는 왕실식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바질] 통화식물목 꿀풀과 바질속 한해살이풀, 높이 70cm 잎 마주나기, 난상 장타원형, 톱니 꽃 7~11월, 흰색, 층층이 원추형 열매 견과, 난형, 종자 검은색 [바질]은 통화식물목 꿀풀과 바질속의 한해살이풀이며, ..

풀 이야기 2024.11.02

타이바질(Ocimum basilicum var. thyrsiflora) (24.11월)

동네 꽃밭에서 가을꽃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향긋한 향기가 풍겨와 돌아보니 타이바질이 줄기마다 층층이 꽃을 피우고 있다. 자줏빛깔의 각진 줄기들이 다소 억세 보이여 아랫부분은 나무 같은 느낌도 든다. 타이바질이 낯선 땅에서 낯선 이웃들과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워 보인다. 이제 곧 추워질 텐데...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요리에 사용하는 향신료이며 향이 독특하고 맛이 풍부하다. 태국 이름은 Kaphrao이다. [타이바질] 통화식물목 꿀풀과 바질속 한해살이풀, 높이 50cm 줄기 사각, 자주색 잎 마주나기, 장타원형, 잔 톱니 꽃 7~11월, 연분홍색, 원추형 열매 견과, 긴 타원형 [타이바질]는 통화식물목 꿀풀과 바질(Ocimum)속의 한해살이풀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50c..

풀 이야기 2024.11.02

탄지, 쑥국화(Tanacetum vulgare) (24.10월)

동네꽃밭 한 켠에 쑥국화가 가지 끝에 동그랗고 자그마한 노란 꽃송이들을 올망졸망 매달고 쌀쌀해진 아침을 맞고 있다. 북쪽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쑥국화는 당연하게도 추위에는 강한 편이며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하여 서늘해진 초겨울까지 꽃이 피기 때문에 요즘에도 꽃을 볼 수 있다. 줄기나 가지가 아래로 처지며 서로 엉키고, 또 옆으로 쓰러져 덩굴처럼 뒤죽박죽인 모습이다. 쑥국화는 꽃이 국화를 닮았고 전초에서 쑥향냄새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쑥국화] 초롱꽃목 국화과 쑥국화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60~70cm 잎 긴타원형, 12쌍, 톱니 꽃 7-11월, 노란색, 두상화 열매 수과, 10~11월 [쑥국화]는 초롱꽃목 국화과 쑥국화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60~70cm이다. 학명은 Tana..

풀 이야기 2024.10.31

거지덩굴(Cayratia japonica) (24.10월)

서울역 쪽으로 만리재를 넘어오다 대로변의 작은 화단을 점령하고 마구 자라고 있는 거지덩굴을 만났다. 뒤엉킨 덩굴을 따라 5장의 잎들이 빽빽하게 자라나 바닥을 뒤덮었고 여기저기에서는 아직도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거지덩굴이라는 이름이 거지 같아서 불러주기도 참 민망하다. 거지덩굴은 잎을 벌레들이 갉아먹어 구멍이 많이 뚫린 모습이 마치 거지의 누더기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덩굴이 함께 자라는 이웃 식물을 타고 올라 걸쳐서 자란다고 해서 ‘걸이덩굴’이라 부르던 것이 ‘거지덩굴’로 되었고도 한다. [거지덩굴] 갈매나무목 포도과 거지덩굴속 여러해살이풀, 길이 3~5m 잎 어긋나기, 5출겹잎, 파상톱니 꽃 7∼8월, 황록색, 취산꽃차례 열매 장과, 구형, 흑색, 9~11월 [거지덩굴]은 갈매나무목 포도..

풀 이야기 2024.10.22

버들잎해바라기(Helianthus salicifolius) (24.10월)

동네 꽃밭에 버들잎해바라기들이 노란 꽃송이들을 하늘거리며 상큼한 가을 아침을 맞고 있다. 얼핏 보면 키 작은 해바라기를 닮은 듯해 보이기도 하고, 루드베키아꽃을 닮은 듯해 보이기도 한다. 여름 꽃들이 시들해지는 요즘 시기에 버들잎해바라기들이 선명한 황금빛 꽃송이들을 피워내고 있어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버들잎해바라기는 꽃은 작은 해바라기를 닮았고, 뾰족한 바늘 모양으로 길쭉한 모습이 버드나무 잎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영어 이름인 Willow-leaved Sunflower를 번역한 이름이다. [버들잎해바라기[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2m 잎 어긋나기, 마주나기, 톱니 꽃 10~11, 노란색, 두상화 열매 수과 [버들잎해바라기[는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의 여러해살이풀이..

풀 이야기 2024.10.19

은쑥(Artemisia schmidtiana Maxim) (24.10월)

얼마 전, 강동구에 새로 지어진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정원에서 은쑥을 만났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길가에 서리 맞은 듯한 빛깔의 다소곳한 모습이다. 은쑥은 누가 봐도 옮겨 심은지 얼마 안돼 보이지만 나름 제자리를 잡고 노란색 작은 꽃들을 피우고 있다. 대부분의 은쑥은 은빛깔의 잎들이 무성한 모습이 대표적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녀석은 윗부분에 사방으로 난 가지 끝에 꽃들이 오밀조밀하게 피어나고 있다. 꽃은 작지만 들여다보면 나름 꽃다워 보인다. 은쑥은 생김이나 형태는 쑥을 닮지는 않았지만, 잎에서 쑥향기가 나고 잎이 회녹색의 은빛깔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명은 'Angel's Hair', 또는 'silvermound'라 불리는데 '은빛 뭉치'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은쑥] 초롱꽃목 국화과 쑥속 여러..

풀 이야기 202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