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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고군분투! (24.8월)

동네 공원 한 켠에 노란 꽃 한 송이가 불현듯 피어올랐다. 어제도 보지 못했는데... 온통 잔디밭이지만 잔디꽃은 분명 아닌데... 신기해하며 다가가보니 민들레다. 정확히는 서양민들레 꽃 한 송이다. 잔디들만 사는 잔디 천지에 유독 키 작은 서양민들레가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겨우 검지 손가락 만한 키로 자랐는데 잎새를 살펴보니 잔디 잎 만해 잘 구별이 안될 정도로 아주 작다. 허지만 보란 듯이 노란 꽃을 피워낸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애잔해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버텨내기 힘겨웠을까? 오늘은 버틸 만 한가? 적들의 땅에 몰래 들어와 사방이 온통 적군들에게 둘러싸인 땅에서 뿌리를 내리기가 어디 그리 녹록했을까. 이 땅에 뿌리내린 지 겨우 100년 정도 되는 서양민들레이다 보니 아직..

생각대로 視線 2024.08.11

회화나무(Sophora japonica) (24.8월)

불볕이 쏟아지는 8월의 무더위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게 하며 축축 쳐지게 한다.그런데, 하얀 빛깔로 변한 회화나무는 가지마다 꽃송이들을 무더기로 피워내며 한 여름을 즐기는 듯하다.나무 아래는 떨어진 꽃송이들이 눈가루처럼 흩뿌려져 있다.회화나무의 회화는 한자 표기로 괴화(槐花)인데 중국발음과 유사한 회화로 부르게 되었다. 회화나무는 잡귀를 물리치는 나무의 대명사인데, 회화를 뜻하는 괴화(槐花)의 槐(괴) 자는 홰나무를 의미하며 귀신과 나무가 합쳐진 글자이다.회화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행복을 가져오는 행복수(幸福樹)로, 중국에서는 출세수(出世樹)로, 서양에서는 Scholar tree, 즉, 학자수(學者樹)로 알려져 있다.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듯 풍성하게 핀 꽃송이들이 넘실넘..

나무 이야기 2024.08.03

머루(Vitis coignetiae Pulliat) (24.7월)

만리동 쪽에서 연결되는 서울로7017 서울고가 정원으로 들어서면 바로 머루덩굴을 만나게 된다.지난 5월에 꽃송이들이 많이 피더니 가지마다 아래로 늘어뜨린 머루송이들이 빽빽하게 달렸다.가지마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렸다.알알이 여물어가는 송이들이 아직 초록빛깔이니 검은빛으로 먹음직스럽게 익으려면 적어도 한 달은 더 기다려야겠다. 머루는 고려가요인 청산별곡의 노랫말처럼 민초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과실이다.진한 자주색으로 잘 익은 머루는 신맛이 나며, 폴리페놀의 일종인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어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해 주고, 칼슘, 인, 비타민 C가 들어있어 면역력을 개선해 주며, 골다공증과 골연화증 완화나 피부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또한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

나무 이야기 2024.07.27

당연한 것이 서럽다

당연한 것이 서럽다 아침에 지는 달은 당연한 것인데도 저렇게 가슴이 구멍 난 듯 보이는 것은 벌써 나이 든 서러움 때문인가? 매일같이 찾아오는 아침과 저녁이 조금 늦게 오거나 조금 빨리 온 적도 없건만 오늘따라 그냥 그렇게 서럽다. 계절 따라 어김없이 한숨이 늘어가고 더하고 더한 흔적들이 빼곡히 남았는데 뭔가 빠진 듯 또 채우고 움켜쥐려 발버둥 친다. 만남은 늘 그럴 것이라 짐작하고 헤짐은 언제나 갑작스럽고 화가 난다 잠시 머뭄이 영원할 줄 아직도 착각하며 오면 가고 가면 또 오는 것인데 당연한 것들은 늘 오고 가는 것인데 왜 오는 것보다 가는 것이 많은 걸까 잃는 것이 많아지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짜 맞춘 듯 시간표는 하루하루를 더하는데 나만은 늘 예외이고 아니라고 믿고 싶은 걸까 이치를 깨달을 만큼..

잡담 2024.07.26

한낮에

한낮에 찌르는 듯 내리 쏟는 햇살이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창처럼 내리 꽂힌다. 열광(烈光)이 지나는 곳마다 외마디 비명이 인다. 비둘기는 축 처진 날개를 질질 끌고 참새들은 연신 분수대에 텀벙댄다. 바람결조차 한숨 쉬듯 사라지면 숨 멎듯 다급한 부채질에 성급한 발걸음 징징대고 종종 댄다. 뱀처럼 담장을 휘감은 장미는 불볕 섞인 빨간 미소를 머금었고 가지마다 축 처진 잎새 사이로 알알이 여무는 열매들은 터질 듯 팽팽히 부풀었다. 푹푹 찌는 열기 속에 낭만도 숨죽인 듯 시들하고. 세상은 멈춘 듯 느려진다. 한 낮은 그을린 살갓을 터트리 듯 그렇게 울부짖으며 이글이글 다가선다. buljeong 2024.07.20

잡담 2024.07.25

폰테데리아(Pontederia cordata) (24.7월)

서울고가 정원길 수조에 조금은 낯설어 보이는 폰테데리아가 꽃을 피웠다.폰테데리아는 미국 동부 풀로리다 지방이 원산지인 외래식물이다.폰테데리아는 연못이나 호수 등 습지에서 살아가는 수생식물이다.우리나라 일부 수목원에서 이 식물을 해수화라고 소개해서 해수화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중국 이름을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원산지에서는 이 식물 뿌리 부근에 강꼬치고기(Pickerel)가 모여들어 Pickerel weed(강꼬치고기 잡초)라고 불리며, 중국 이름인 사어초(梭鱼草)도 같은 의미이고, 또 다른 이름으로 해수화(海寿花)라고도 불린다.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식 명칭이 등록되지 않은 개체이다. 여기서는 아직 정명이 없으므로 속명인 폰테데리아(Pontederia)라 부른다.[폰테데리아]백합목 물옥잠과 폰..

풀 이야기 2024.07.21

정향풀(Amsonia elliptica) (24.7월)

지겨운 여름장마야 이젠 그만 좀 가라 하며 바라보다 보니 거짓말처럼 잠깐 하늘이 훤해졌다.밖으로 나와 걷다가 동네 꽃밭에 들르니 어느새 자라난 초목들이 한가득이다.여기저기서 쑥쑥 솟아오르는 모습들이 힘차고 싱그러워 보인다.꽃밭 한 켠에서 다발로 자라나 줄기 끝마다 하늘빛을 담은 꽃들을 예쁘게 피워냈던 정향풀이 열매를 맺고 있다. 하늘을 향해 치켜든 듯한 모습을 한 채 열매 꼬투리들이 익어가고 있다.정향풀은 주로 바닷가 풀밭에서 자라는 귀하신 몸이다.현재 대청도, 백령도, 완도 등지에 자생하고 있으나 그동안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무분별하게 채취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급기야 환경부는 2017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였다.정향풀은 5월에 피는 하늘빛의 꽃모양이 옆에서 보면 고무래 정(丁) ..

풀 이야기 2024.07.19

라너스덜꿩나무(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Lanarth’) (24.7월)

서울로7017 정원길은 서울역을 내려다보고, 좀 멀지만 남대문을 정면으로 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무더위가 둥지를 튼 것 같은 고가 정원길에서 만난 라나스덜꿩나무는 어느새 빨간 열매들을 매달고 있다.대개 한 두 개 정도 열매가 달려 좀 엉성해 보이는데, 이곳 라너스덜꿩나무는 열매를 제법 빽빽하게 열었다.백당나무를 개량한 나무이다 보니 꽃도 비슷한 꽃이 피어 조금 헛갈리기도 하지만 라너스덜꿩나무 꽃은 가장자리에 핀 헛꽃인 무성화의 5개의 꽃잎 중 안쪽의 하나가 작다는 걸 알면 금세 구별할 할 수 있다.라나스덜꿩나무는 1900년 미국의 식물학자 Ernest Wilson이 우리나라 백당나무를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했고, 그 후 널리 퍼져나가면서 미국덜꿩나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라너스덜꿩나무는 Ernest W..

나무 이야기 2024.07.15

어리연꽃(Nymphoides indica) (24.7월)

서울로7017 정원길 수조에 키 큰 애기부들이 꽃을 피웠고, 바닥에는 워터코인이 가득한데, 그 사이에 어리연꽃이 하얀 별모양의 꽃을 피웠다.얼핏 털뭉치 같은 작은 꽃이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으나 들여다보면 물 위에 하얀 별이 내려 않은 듯해 보인다.어리연꽃의 '어리'는 일반 연꽃보다 '작다', '어리다'는 뜻인데, 연꽃보다 작은 어린 연꽃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어리연꽃]용담목 조름나물과 어리연속여러해살이풀, 원줄기 1m 이상잎 둥근심장형, 지름7∼20cm, 밋밋꽃 7∼8월, 흰색, 지름 1.5cm열매 ,삭과, 긴 타원형, 9월[어리연꽃]은 용담목 조름나물과 어리연속의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며, 원줄기는 1m 이상 자란다.학명은 Nymphoides indica (L.) Kuntze이다.다른 이름으로..

풀 이야기 2024.07.14

물양귀비(Hydrocleys nymphoides (Willd.) Buchenau) (24.7월)

비가 그치고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서울로7017 정원길 수조에 물양귀비가 노란색의 꽃송이들을 피워냈다.물 위로 피어난 꽃송이들이어서 그런지 더 청초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물양귀비는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원산인 귀화식물인데, 주로 연못이나 늪에서 퍼져 자라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물양귀비는 꽃이 양귀비를 닮았고 물에 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물양귀비]택사목 물양귀비과 물양귀비속여러해살이풀, 높이 50~60cm잎 타원형, 광택, 길이 3~13cm꽃 7∼9월, 노란색, 꽃잎 3장열매 골돌과, 길이 1cm[물양귀비]는 외떡잎식물 택사목 물양귀비과 뭄양귀비속의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며, 높이는 50~60cm이다.학명은 Hydrocleys nymphoides (Willd.) Buchenau이다.줄기는 굵..

풀 이야기 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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