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196

소사나무(Carpinus turczaninowii Hance) (24.10월)

옛 서울고가인 서울로7017 고가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서울역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 부근에 아담한 소사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제 서서히 물들어가는 잎새들에 가을이 스며들고 있고, 가지 끝에는 작은 열매들이 날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몇 년 전에 강화도 마니산을 올랐을 때 참성단(江華 塹星壇, 사적 제136호)에서 만난 홀로 서 있는 소서나무 한 그루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2008년 9월 16일 천연기념물 제502호로 지정) 그래서인지 소사나무는 더 정감이 가는 나무이다. 소사나무는 키 작은 서어나무라는 뜻의 소서목(小西木)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소사나무] 참나무목 자작나무과 서어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높이 5~10m 잎 어긋나기, 달걀 모양, 겹톱니 꽃 5월,수꽃 꼬리모양,암꽃 ..

나무 이야기 2024.10.28

천연방향제, 야래향(Cestrum nocturnum) (24.10월)

동네 꽃밭을 산책하다 보니 어디선가 아늑한 향기가 몰려온다. 향기를 찾아가 보니 해가 뜨고 있는 시점이라 그런지 밤에 피는 밤꽃인 야래향이 아직도 꽃을 활짝 피고 있다. 물론 꽃을 오므려 닫고 있는 꽃송이도 많이 눈에 띈다. 곧 꽃들이 오므려 들겠지만 밤이 아니어도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야래향(夜來香)은 밤에 오는 향기라는 뜻인데, 밤에만 꽃이 피어 향기를 내뿜고 낮에는 꽃을 닫고 향기를 감추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야래향은 보통 일반적인 꽃들과 달리 해가 뜨면 꽃잎을 오므려 봉우리를 만들었다가 밤이 되면 활짝 펼쳐 피어나고 진하면서도 그윽한 향기를 가득 뿜어낸다. 한마디로 야래향은 밤에 피는 꽃이며, 밤에 꽃이 피기 때문에 야향화(夜香花)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야래향] 통화식물목 가..

나무 이야기 2024.10.25

종이꽃, 부겐빌레아(Bougainvillea glabra Choisy) (24.10월)

오가는 동네 큰 길가의 작은 정원에 부겐빌레아가 붉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듯한 모습으로 가을을 맞고 있다. 사실 붉은 꽃잎같이 보이는 것은 잎이 변한 포엽이다. 포엽을 살펴보면 아주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하얀 꽃을 볼 수 있다. 꽃보다 잎이 더 화려한 꽃나무이다. 부겐빌레아는 1760년대에 프랑스의 식물학자 필리베르토 코마슨에 의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부겐빌레아라는 이름은 그의 친구인 태평양을 처음 횡단한 탐험가 L.A de Bougainville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종이처럼 생긴 포엽이 꽃처럼 봉이기 때문에 영어 이름은 Paper flower(종이꽃)라고도 부른다. [부겐빌레아] 중심자목 분꽃과 부겐빌레아속 상록 덩굴성 관목, 높이 4∼5m 잎 어긋나기, 달걀 모양, 밋밋..

나무 이야기 2024.10.20

흰작살나무(Callicarpa japonica var. leucocarpa) (24.10월)

서울로7017 고가정원길의 흰작살나무가 요즘 하얀 열매들을 가지마다 줄줄이 매달고 가을을 맞고 있다. 아래로 낭창하게 아래로 휘어진 가지를 따라 무리를 지어 꽃이 피었던 잎겨드랑이마다 하얀 열매들이 뭉쳐서 주렁주렁 달렸다.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하얗게 빛나는 열매들은 정말 진주처럼 영롱하다. 작살나무는 줄기에 가지가 마주 보며 나는 모습이 작살을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 흰작살나무는 꽃과 열매가 흰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작살나무]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작살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높이 2~3m 잎 마주나기, 긴타원형, 잔톱니 꽃 7~8월, 흰색, 취산꽃차례 열매 핵과, 구형, 흰색, 10월 [흰작살나무]는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작살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2~3m이다. 학명은 Callic..

나무 이야기 2024.10.16

10월에 핀 봄꽃, 죽단화(Kerria japonica) (24.10월)

동네 화단에 때아닌 죽단화가 활짝 피었다. 보통 꽃피는 시기가 4월인데, 얼마 전 뜨거운 8월에도 꽃을 피워 당황스럽게 하더니... 서늘해진 10월에 다시 꽃을 피웠다. 도대체 죽단화 꽃피는 시기는 언제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4월로 못 박지 말고 봄여름가을에 계속해서 꽃이 핀다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하여튼 가을에 꽃이 피니 가을꽃 같아 보기는 좋다. 죽단화는 황매화를 개량해 꽃이 풍성하게 피도록 암술과 수술을 꽃잎으로 변형시킨 꽃나무인데, 그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만 같아 보여 좀 애처로워 보인다. 죽단화는 줄기가 대나무처럼 여러 대가 함께 자라며 꽃이 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잡석을 섞어 만든 돌담을 죽담이라 하는데 주로 죽담가에서 피는 꽃이라 하여 ..

나무 이야기 2024.10.05

쪽동백나무(Styrax obassia) (24.9월)

서울로7017 고가도로 하늘정원의 회현동 쪽에 자리 잡은 쪽동백나무는 여름 내내 포도송이 같은 열매를 늘어뜨리고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는데, 오늘 지나며 보니 열매들이 거의 여문 모양새다. 꽃이 피었던 모양처럼 열매들이 아래로 주렁주렁 달려있어 운치가 난다.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쪽동백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각종 공해에도 강한 나무이다 보니 이곳 서울로 고가정원에서도 왕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쪽동백나무는 동백나무와 마찬가지로 열매로 기름을 짜는데, 동백나무 열매보다 작다는 의미의 '쪽'자가 붙여진 이름이다. 또, '쪽'자와 같은 의미의 '개'자를 붙인 개동백나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동백나무라는 이름을 쓰지만 쪽동백나무는 때죽나무과이고 동백나무는 차나무과로 서로 다른 집안 나무이다. 열매의 크기나 기..

나무 이야기 2024.09.27

팽나무(Celtis sinensis Pers) (24.9월)

9월 말로 접어들며 아침저녁이 제법 시원해져 아침운동이 한결 상쾌하다. 아파트 정원을 지나다 보니 팽나무 열매들이 벌써 붉게 물들었다. 무더운 여름이 그렇게 길었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오나 보다. 큰 나무 덩치에 비해 열매는 자잘한 것이 아이들 장난감의 비비탄만 하다. 그래서인지 열매를 팽총에 넣고 쏘면 '팽' 소리를 내며 날아간다고 해서 팽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어디 팽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열매가 팽나무뿐이었겠는가? 그리고 팽나무는 한자로 팽목(憉木)이라고 하는데,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이름이기도 하다. [팽나무] 쐐기풀목 느릅나무과 팽나무속 낙엽 활엽 교목, 높이 20m 잎 어긋나기, 난형, 윗부분 톱니 꽃 5월, 적황색, 취산꽃차례 열매 핵과, 구형, 적갈색, 10월 [팽나무]는 쐐기풀목 느..

나무 이야기 2024.09.24

붉나무(Rhus chinensis) (24.9월)

아파트 팽나무 정원은 이제 숲처럼 우거져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가는 쉼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팽나무 정원을 가로지르는 수로길에 언제인가 붉나무가 솟아나더니 이젠 제법 나무다워졌다.올해는 가지 끝마다 하얀 꽃송이들이 피어나고 있다.시간과 세월이 지나면 어김없이 성장하고, 또 후세를 이어가려는 당연한 과정들이 꽃으로 피어난다.붉나무가 이제 다 컸나 보다.꽃에 5개의 수술이 돋보이는 것을 보니 수나무이다.붉나무는 가을이면 붉게 물든 잎이 단풍나무 잎보다 더 붉어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영어 이름은 Nutgall Sumac Tree인데, Nutgall은 오배자라는 의미이고 sumac은 옻나무라는 뜻이다. [붉나무]무환자나무목 옻나무과 붉나무속낙엽 활엽 관목, 높이 5m 잎 어긋나기, 홀수깃꼴겹잎, 날개..

나무 이야기 2024.09.14

피칸나무(Carya illinoinensis) (24.9월)

아파트 정원에 가래나무를 닮은 피칸나무가 가지마다 제법 실한 열매들을 매달았다. 얼핏 보면 가래나무 열매처럼 생겼지만 가만히 보면 열매가 길쭉하고 능선이 진 것이 다른 모습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인 피칸(Pecan)은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알곤킨족의 언어 Paccan에서 유래하였는데, 피칸(Pecan) 은 알곤킨어로 '돌로 깨야하는 견과류'를 의미한다. [피칸나무] 가래나무목 가래나무과 카리아속 낙엽 활엽 교목, 높이 30∼50m 잎 홀수깃꼴겹잎,소엽9∼17개,톱니 꽃 5월,수꽃 미상꽃차례, 암꽃 모여 열매 견과, 긴 타원형, 9~10월 [피칸나무]은 가래나무목 가래나무과 카리아속의 낙엽 활엽 교목이며, 높이는 30∼50m이고,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학명은 Carya illinoinensis (Wange..

나무 이야기 2024.09.13

폭목, 층층나무(Cornus controversa Hemsl) (24.9월)

서울로7017 정원길의 층층나무는 여전히 위풍당당해 보인다. 가까이서 나무를 올려다보니 어느새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다. 아직 덜 여문 열매들도 보이지만 붉은빛으로 변하고 있고, 검은색으로 변한 다 익은 열매들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양쪽에 서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확연히 딴판이다. 왼쪽 층층나무는 잎새들이 아직도 왕성한 모습인데, 오른쪽 층층나무는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모습이고 겨울 모습이고 가지 끝마다 검은빛의 열매들만 달려있다. 두 나무는 같은 층층나무인데 왜 이렇게 생태가 다른 건지...? 층층나무는 가지가 돌려나고 거의 직각으로 퍼져 수평으로 층을 이루며 자란다 하여 경기도지방 방언으로 층층나무라 불러 붙여진 이름이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돌려나기 한 것처럼 층이 진 우산모양의 특유의 수형으로 자..

나무 이야기 2024.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