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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213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24.3월)

서울역고가도로를 재활용한 서울로7017 하늘길로 들어서니 봄볕이 제법 따사롭다.남산을 올려다보고, 서울역을 내려다보며 걷다 보니 문득 어디선가 풍겨오는 짙은 향기!익숙한 향기가 부르는 곳으로 가보니 미선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고향인 괴산의 특산식물이어서 친숙한 꽃이기도 한데, 서울역에서 만나니 정말 반갑기 그지없다.서울을 온통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로 가득 채우고 있으니, 이제 비로소 봄이 왔다 말할 수 있겠다.하얀 꽃잎과 노란 꽃술이 어우러진 꽃송이들이 가지마다 빽빽하게 한가득이다.미선나무는 열매의 모양이 특이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등글게 펴고 그 위에 문종이나 명주천을 붙여 만든 둥근 부채인 미선(尾扇)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괴산이 원산지인 한국특산식물이다.[미선나무]물푸레나..

나무 이야기 2024.03.29

측백나무(Thuja orientalis) (24.3월)

동네 공원가에 일열로 줄지어 자라는 측백나무들은 사시사철 비슷한 모양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잎 끝에 갈색 점들이 많이 보여 다가가보니 꽃이 잔뜩 피었다.가지를 툭 흔들어보니 송홧가루 날리듯이 먼지처럼 날린다.측백나무(2024.03.24. 마포)납작한 줄기에 난 잎 끝에 갈색빛깔의 자잘한 꽃들이 빽빽하다.수꽃들이 꽃가루를 뿜어내는데, 꽃가루가 날리는 모습이 송홧가루 날리는 소나무를 닮아 보인다.벌과 나비에 의지하지 않는 풍매화임을 알 수 있다.측백나무는 가지와 잎이 납작하게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뻗어 자라는 나무이다.측백나무는 가지가 수직으로 자라고 잎은 옆을 향해 나므로 측백(側柏)이라는 이름이 붙였다.[측백나무]구과목 측백나무과 눈측백속상록성 침엽 교목, 높이 25m잎 어긋나기, 바늘모양, 뒷면 줄..

나무 이야기 2024.03.27

영춘화(迎春花)(Jasminum nudiflorum Lindl) (24.3월)

동네 공원 길가에 영춘화가 피었다.영춘화(迎春花)는 한자이름 그대로 봄을 영접하는 꽃이라는 이름이다.그래서 영춘화는 자신의 꽃향기를 발산하지 않는다고 한다. 봄을 영접하는 입장에서 봄의 향기를 온전히 전해 주는 전령사로서 자신의 향기를 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봄의 향기만 전할 뿐, 결코 자신의 향기는 발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봄을 영접할 자격이 있는 꽃이다.영춘화는 노란 꽃들이 줄기를 따라 피어나고 줄기들이 모여 꽃무더기를 이루는 모습이어서 얼핏 보면 개나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개나리는 꽃잎이 네 개로 갈라지는데 비해 영춘화는 꽃잎이 6개이고 꽃에 향기가 없어 확실히 차이가 난다.어김없이 찾아온 이 봄을 마음껏 영접하는 영춘화를 향기가 없다한들 누가 예쁘지 않다고 할 수 있으랴?[영춘화..

나무 이야기 2024.03.26

산수유(Cornus officinalis) (24.3월)

산수유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마다 노란 꽃망울을 층층이 매달듯이 피어나고 있다.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꽃들이 송이송이 마치 장식을 해 놓은 것만 같다. 산수유는 잎이 나오기도 전에 샛노란 꽃을 피워내 벌과 나비를 부르며 오는 봄을 맞이한다.아직 잎이 나지 않아 우중충한 분위기의 나무들에 노란 빛깔이 스며들며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만 같다.옛날에는 산수유나무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이 나는 귀한 몸이어서 '대학나무'라고도 불렸다.수유(茱萸)는 茱는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는 의미이고, 萸는 열매를 생으로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그리고 산수유는 산에서 자라는 수유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산수유]산형화목 층층나무과 층층나무속낙엽 활엽 교목, 높이 5~12m잎 마주나기, 난형, 밋밋..

나무 이야기 2024.03.24

매화(Prunus mume) (24.3월)

春來不似春(춘래 불사춘)!올봄은 어쩐 일인지 봄이 온 것 같기는 한데 영 봄같이 느켜지지 않더니 오늘은 영상 18도를 넘어선다.그동안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봄꽃들도 헷갈렸나 보다.춘분도 지났고 진작에 폈어야 할 매화가 이제 꽃망울을 터트리며 얼굴을 내밀고 있다.2월의 대표 꽃인 매화가 3월 말에 가까운 시기에 피어나니 보는 사람들도 어리둥절하다.겨울이 지나며 봄이 채 오기도 전에, 먼저 꽃을 피워내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매화가 할 일을 제대로 못했지만 이제라도 활짝 피니 다행이다.중국의 쓰촨(四川) 성이 원산지인 매화는 꽃을 중심으로 할 때는 매화나무가 되고, 열매를 중심으로 볼 때에는 매실나무가 된다.매화(梅花)의 梅는 나무 목(本)과 어미 모(母)가 합쳐진 글자로 어머니 나무라는 의미이다.[매화]장미..

나무 이야기 2024.03.23

향나무(Juniperus chinensis) (24.3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허난설헌생가터에 들어서니 이곳에도 봄이 스며드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 본채 앞마당으로 들어서니 사철 푸른 향나무가 다소곳이 객을 맞아준다. 향나무는 윗부분을 둥근 형태로 전지를 해 놓아 얼핏 보면 우산을 쓰고 있는 듯해 보인다.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나무줄기가 독특하다. 둘둘 말린 듯해 보이는데, 줄기와 가지가 서로 꼬여 달라붙어 특별한 연리지가 된 것처럼 얽히고설켜 위로 말려 올라간 모습이다. 마치 용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앉았다가 하늘로 박차 오르기 직전의 모습이랄까? 용틀임하는 모습이다. 향나무는 좋은 향기가 나는 나무이고 향료 재료로 이용하는 나무라는 의미의 향목(香木)이라는 한자 이름에서 왔다. [향나무] 구과목 측백나무과 향나무속 상록침엽 교목, 높이 ..

나무 이야기 2024.03.09

좀작살나무(Callicarpa dichotoma (Lour.) K.Koch) (24.2월)

나무계단을 따라 양옆으로 줄지어 자라는 좀작살나무들이 요즘에는 산발한 머리칼이 거꾸로 솟구치는 듯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 올리고 있다. 좀작살나무는 잎사귀와 열매들이 촘촘하게 달려있는 가지들이 늘 아래로 쳐져 있는 모습이 흔히 보게 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잎과 열매가 떨어져 나간 겨울의 좀작살나무 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팔 벌리 듯 바로 뻗어 올라가고 있다. 수양버들처럼 좀작살나무 가지가 낭창낭창하게 아래로 휘어지는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겨울 동안에는 증명하듯 보여주고 있다. 아직 열매들이 몇 개 남아 있고, 바짝 마른 잎들도 몇 개 남아 있으나 가지들은 하늘 향해 솟구치고 있다. 마치 짐을 벗은 듯 아주 홀가분한 모습이다.왜 이런 모습이 될까? 그것은 좀작살나무의 특성 때문이다. 좀작살나무..

나무 이야기 2024.02.16

고욤나무(Diospyros lotus) (24.1월)

큰 길가 화단에 난데없어 보이는 고욤이 가지마다 달려있어 눈길을 끈다.그러고 보니 본에 이곳에는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 고욤나무가 자라나 고욤이 가지에 달린 채 겨울을 나고 있다.감나무 대신 고욤나무를 새로 심었는가 했는데, 나무 밑동을 살펴보니 감나무는 이미 고사해 썩어가는 등걸만 남아있다.그런데, 감나무 아래로 이어진 대목 뿌리에서 새순이 돋아 올라와 나무로 자라난 모습이다.그러고 보니 고욤나무는 본래의 근본을 잊지 않고 스스로의 본성을 드러냈나 보다.생명은 역시 대단하다!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났는지 그동안 지나치면서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렇게 가지마다 고욤이 달려 있어 고욤나무임을 알았다.고욤나무의 속명 Diospyros는 여신 Dios와 곡물을 뜻하는 Pyros의 합성어이고,..

나무 이야기 2024.01.16

홍자단(Cotoneaster horizontalis Decne) (24.1월)

동네 쌍용산공원의 계단길 옆에 자리 잡은 홍자단은 지난해 여문 붉은 열매들을 여전히 매달고 겨울을 나고 있다.기온이 영하 10도를 오르내리고, 눈도 많이 내린 추운 한겨울이지만 작은 잎들도 가지마다 붙어 있고, 꽃이 피었던 만큼 빽빽하지는 않지만 열매들도 가지마다 드문드문 달려 있다.홍자단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니, 아마 새들이 많이 따 먹은 듯해 보인다.홍자단(紅紫檀)은 비스듬히 누운 줄기에 양쪽으로 평평하게 가지가 난 모습이 마치 참빗이나 물고기뼈처럼 생겼고, 가지에 난 잎 겨드랑이마다 작은 붉은 꽃들이 콩알처럼 피어나는 독특한 모습의 나무이다.홍자단은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수련사(水蓮沙), 순자목(栒刺木), 암릉자(岩楞子) 등으로 불리며, 영명은 Rockspray Cotoneaster이고, 홍자단(紅紫..

나무 이야기 2024.01.06

사철나무(Euonymus japonicus Thunb) (23.12월)

요즘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영하 10도를 가볍게 오르내리며 한겨울의 매서운 맛을 제대로 보여 준다. 하늘과 땅을 움츠려 들게 하는 매서운 날씨이지만, 사철나무는 한 여름처럼 늘 푸른 여전한 모습이어서 더욱 돋보이는 나무이다.무성한 초록 잎이 난 가지마다 마치 꽃이 피어난 듯 붉은 열매들이 화려하다.초록 잎새들과 대비되어서인지 붉은 열매들이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한 겨울에 피어난 어떤 꽃보다도 더 선명하고 아름다워 보인다.사철나무 가지를 살펴보니 겨울눈이 뚜렷하다.줄기나 가지 끝, 그리고 잎겨드랑이에 큼직하게 자라난 겨울눈들이 마치 눈을 맞추기라도 하는 듯이 마주 본다.사철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보여주는 늘 푸른 나무여서 붙여진 이름이며, 겨울에도 푸른 나무여서 동청목(冬靑木)이라고도 ..

나무 이야기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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