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196

고추나무(Staphylea bumalda) (23.10월)

강릉 대관령 옛길을 오르다 잠시 쉬어 가려고 자리를 잡고 앉으니 마침 눈앞에 한창 열매들이 여물어가는 고추나무가 눈에 띈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작은 핫바지나 반바지를 가지마다 무더기로 걸어 놓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약간 부풀어 오른 듯한 납작한 주머니를 여기저기 많이 걸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추나무는 우리들이 즐겨 먹는 가지과의 초본인 고추 하고는 관련이 없는 나무이다. 고추나무는 잎이 작은 잎 3장으로 이루어진 겹잎인데 그 모습이 고춧잎과 비슷하게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고추나무] 노박덩굴목 고추나무과 고추나무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3∼5m 수피 회갈색, 피목, 가지 회녹색 잎 마주나기, 소엽 3장 겹잎, 잔톱니 꽃 5∼6월, 흰색, 원추꽃차례 열매 삭과, 9~10월,길이 ..

나무 이야기 2023.11.01

당단풍나무(Acer pseudosieboldianum) (23.10월)

대관령 옛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여기저기 단풍이 형형색색으로 어우러져 가을 산이 제법 아름다워 보인다. 붉은 단풍이나 노란 단풍을 따라 시선이 모이는 곳에는 으레 단풍나무들이 서 있다. 옛길가에는 당단풍나무들이 많이 보이는데, 반정에 가까워지니 붉은색이나 노란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당단풍나무들이 가을을 물들였다. 도시에서는 대개 단풍나무들이었는데, 이곳 대관령에는 높은 산지에 주로 사는 당단풍나무들이 대부분이다. 무르익은 붉고 노란 단풍은 마치 나무에 꽃이 피어 난 듯 화려해 보인다. 대관령 산자락이 한편은 붉은빛으로 그리고 또 한편은 또는 노란빛으로 하루가 다르게 점점 진하게 채색되어 간다. 당단풍나무(唐丹楓)는 당나라에서 유래된 식물로 여겨 붙여진 이름이지만 우리나라 자생식물이어서 이는 잘못 붙여진..

나무 이야기 2023.10.30

구골목서(Osmanthus heterophyllus) (23.10월)

경포호수로 들어서니 공연장 무대 건너편에 구골목서들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가지마다 하얀 꽃들을 무더기로 피워내고 있다. 나무 사이로 들어서니 마치 진한 향수를 뿌려 놓은 듯 좋은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가지마다 피어난 풍성한 꽃들이 일제히 환영의 꽃향기를 내뿜는 것만 같다. 깊어가는 가을 아침에 경포호에는 아련한 봄향기가 머물고 있는 듯하다! 구골목서는 추위에 약한 난대수종이라 대부분 남부지방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한데, 이곳 강릉 경포호변에서도 이렇게 늘 푸르게 잘 살아가고 있다. 구골나무의 구골(枸骨)은 枸(구기자) 骨(뼈)인데, 나무의 껍질이 희고, 개의 뼈를 닮아 狗(개)와 같은 음을 붙인 이름이고, 목서(木犀)는 木(나무) 犀(코뿔소)인데, 나무껍질이 코뿔소 가죽과 비슷하다 해서 목서라는..

나무 이야기 2023.10.29

회잎나무(Euonymus alatus f. ciliatodentatus) (23.10월)

대관령 옛길을 오랜만에 오르니 산길을 따라 붉게 물든 단풍들이 눈길을 끈다. 살펴보니 당단풍나무들이 대부분 붉게 단풍이 들었고, 생강나무는 노랗게 물들는데 올해는 깨끗하지 않다. 산길을 오르다 돌아보니 붉은 단풍이 눈에 띄어 다가가니 회잎나무의 잎새들이 선명하게 붉게 물들어 꽃처럼 아름답게 빛난다. 야생에 사는 회잎나무여서 그런지 더욱 멋지다. 회잎나무는 화살나무와 비슷한 모습인데, 회잎나무와 화살나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는 줄기와 가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화살나무는 가지에 코르크질 날개가 잘 발달해 있지만 회잎나무 가지에는 날개가 발달하지 않아 매끈하다. 회잎나무는 회나무와 잎이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회잎나무] 노박덩굴목 노박덩굴과 화살나무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3m ..

나무 이야기 2023.10.28

큰낭아초(Indigofera bungeana) (23.10월)

여름철에 가지마다 풍성하게 꽃을 피웠던 큰낭아초들은 요즘 콩과 식물답게 열매 꼬투리를 튼실하게 성숙시키고 있다. 가지마다 꼬투리들이 빽빽하게 뒤엉킬 정도로 많이 달렸다. 낭아초의 낭아(狼牙)는 狼(이리 낭) 牙(어금니 아)로 이리의 어금니라는 의미인데, 꽃과 열매의 모습이 이리의 어금니처럼 생겼고 나무이지만 풀처럼 보인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큰낭아초는 낭아초에 비해 전체적으로 큰 편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큰낭아초] 장미목 콩과 땅비싸리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1~2m 잎 어긋나기, 우상복엽 꽃 6~9월, 홍자색,수상꽃차례 열매 협과,원통형,10~11월 [큰낭아초]는 장미목 콩과 땅비싸리속의 낙엽활엽 관목이며, 높이는 1~2m이다. 학명은 Indigofera bungeana craib이며, 원산지는 중..

나무 이야기 2023.10.22

갈참나무(Quercus aliena) (23.10월)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뒤편에 조성한 산림탄소상쇄의숲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들이 주로 심어져 있다. 소나무, 느릅나무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참나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요즘 갈참나무들은 도토리들이 잘 여물었는데, 가지 곳곳에는 이미 깍정이를 떠난 모습도 많이 보인다, 그래도 아직 도토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참나무들 중에도 갈참나무는 가을 참나무인데, 이는 황갈색으로 단풍 든 잎이 가장 늦게까지 달려 있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 참나무로 불리다가 갈참나무가 되었다. [갈참나무] 참나무목 참나무과 참나무속 낙엽활엽 교목, 높이 20~25m 잎 어긋나기, 거꿀난형, 큰 톱니 꽃 5월,수꽃 아래로, 암꽃 위로 열매 견과,갈색,지름2cm. 10월 [갈참나무]는 참나무목 참나무과 참나무속의 낙..

나무 이야기 2023.10.21

작살나무(Callicarpa japonica) (23.10월)

뒷산 낮은 고갯마루 길가에 자리 잡은 작살나무에는 요즘 한창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다. 가지마다 달려있는 영롱한 자주색 열매들이 초록빛 잎사귀들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작살나무 열매들은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리지는 않는 모습이어서 풍성하게 달리는 좀작살나무의 열매들하고는 큰 차이를 보인다. 좀작살나무는 가지마다 빼곡하게 열매들이 달려 가지가 아래로 휘어지는데, 작살나무는 가지에 드문드문 달리는 편이다. 작살나무는 줄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마주나는 가지의 모양이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작살과 닮음 모습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작살나무]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작살나무속 낙엽활엽 관목, 높이 2∼4m 잎 마주나기, 긴 타원형 꽃 8월, 연보라색, 취산꽃차례 열매 핵과,구형, 보라색,10월 [작살나무]는 통화식물목..

나무 이야기 2023.10.20

누리장나무(Clerodendrum trichotomum) (23.10월)

뒷산을 돌아 나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울창한 소나무 아래에 누리장나무들이 무리를 이루었는데, 줄기 끝에는 붉은 꽃받침에 쌓인 검은 열매들이 마치 꽃이 핀 듯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검은 열매와 다섯 개의 붉은 꽃받침은 얼핏 보면 그 모습이 정말 한 송이 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브로치나 알반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열매 모습은 한 겨울에도 이렇게 가지에 매달려 있어 눈 내린 겨울날에 보면 눈 속에 핀 꽃처럼 환상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리장나무는 이름에 힌트가 있듯이 가까이 다가서기가 탐탁지 않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이다. 그렇지! 이 냄새가 누리장나무의 특징이지.. 누리장나무는 줄기와 잎 등 전체에서 간장냄새와 된장냄새가 섞인 것 같은 누린내 냄새가 나 붙여진 이름이다. [누리장나무]..

나무 이야기 2023.10.19

떡갈나무(Quercus dentata) (23.9월)

아파트 화단에 우연치 않게 나타나 지난봄에는 큰 잎을 드리우고 꽃도 피우더니 요즘은 도토리들이 가지 끝에 제법 잘 여물었다. 몇 년 크니 이제는 제법 참나무스러워졌다. 가지 끝에 돌려난듯해 보이는 잎사귀 아래 갈색 도토리들이 옹기종기 달렸다. 떡갈나무는 참나무과의 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큰 나무인데, 이제 조금 있으면 붉은빛 단풍이 인상적일 것이다. 떡갈나무의 큰 잎은 쓸모가 많은데, 항균 활성물질과 천연방부제 성분이 들어 있어 음식을 쉬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또 잎을 냉장고 안에 넣어두면 불쾌한 냄새를 어느 정도 막을 수도 있다. 떡갈나무는 잎으로 떡을 싸 먹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떡을 찔 때 시루에 까는 잎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도 하고, 또 잎이 두껍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도 ..

나무 이야기 2023.09.26

회양목(Buxus microphylla var. koreana) (23.9월)

공원마다 심어져 있는 회양목은 늘 비슷한 모습이지만, 요즘 회양목을 들여다보면 부엉이를 닮은 듯한 모습의 갈색 열매들이 가지마다 곳곳에 달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열매들도 남아 있지만, 벌써 3갈래로 활짝 벌어진 열매에는 부엉이 3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이다. 그러니까 가지마다 부엉이가 내려 않아 있다고 생각하면 회양목 열매의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부엉이를 닮아 보이는 것은 열매에 암술대가 뿔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열매들이 익어가며 가지마다 작은 부엉이들의 숫자는 매일매일 늘어 가고 있다. 회양목은 회양이라는 지역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라서 회양이라는 지역명이 나무 이름으로 붙여진 우리의 토종나무이다. 회양은 이북지역 강원도인 금강산과 원..

나무 이야기 202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