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이야기 161

쥐손이풀(Geranium sibiricum) (23.9월)

강릉 허난설헌생가터에서 경포호수로 이어지는 길을 산책하다 잠시 길옆을 살펴보니 쥐손이풀들이 무리를 이뤄 꽃을 무더기로 피워내고 있다. 새끼손톱 만한 연한 붉은빛이 도는 흰꽃들이 소금을 뿌려 놓은 듯 곳곳에서 빼곡하게 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 예쁜 꽃이다. 쥐손이풀은 한자이름인 서장초(鼠掌草)에서 유래했는데, 열매가 익으면 다섯 개로 갈라지는 열매 자루 모양을 쥐(鼠) 손바닥(掌)에 빗댄 풀(草)이라는 뜻이다. [쥐손이풀]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 쥐손이풀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30~80cm 줄기잎 마주나기, 장상, 5갈래 꽃 6∼8월, 흰색 홍자색, 지름1cm 열매 삭과, 길이1~2cm, 7~9월 [쥐손이풀]은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 쥐손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30~80cm이다.. 학명은 Ge..

풀 이야기 2023.09.12

자주달개비(Tradescantia reflexa) (23.9월)

뒷산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나서다 보니 이웃집 담장아래 자주달개비가 꽃을 활짝 피웠다. 산길로 이어지는 경사진 언덕길을 오르는 발걸음이 순간 가벼워짐이 느껴져 온다. 자주달개비는 부지런한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아침 일찍 꽃이 피어 해가 불쑥 솟아오르면 꽃봉오리를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세 개의 꽃잎이 서로 맞물려 삼각형 모양의 꽃으로도 보이는데, 자주달개비는 닭의장풀에 비해 꽃의 색이 자주색으로 피어 자주달개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주달개비] 분질배유목 닭의장풀과 자주닭개비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50cm 잎 어긋나기, 길이 30cm, 넓은선형 꽃 5월,자주색, 꽃잎 3, 지름2~3cm 열매 삭과, 타원형, 9월 [자주달개비]는 외떡잎식물 분질배유목 닭의장풀과 자주닭개비속의 여러해..

풀 이야기 2023.09.11

마름모꼴, 마름(Trapa japonica) (23.9월)

경포호수의 가시연습지 옆의 작은 습지에는 마름들이 한가득이다. 습지 위로 난 데크 산책로로 들어서면 데크 아래로 마름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다. 방사상으로 펼쳐진 마름들은 마치 작은 방석들을 연이어 펼쳐 놓은 듯한 모습으로 물 위를 점령했다. 잘 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하얀 꽃 한 두 송이가 중앙 부분에 피어 있다. 마름의 크기에 비해 꽃은 정말 작아 보인다. 마름의 잎이 마름모꼴을 하고 있어 마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마름 잎의 모습에서 마름모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마름은 오래된 우리말 식물 이름으로 말과 음(엄)의 합성어인데, '말'은 크고 억세다는 의미를 갖는 접두사이거나 물속에 사는 식물을 가리키는 통칭을 의미하고, '음(엄)'은 열매를 뜻하는 옛말이다. 즉, 마름은 '열매가 달리는 물속에..

풀 이야기 2023.09.10

가래(Potamogeton distinctus) (23.9월)

경포호수 옆의 작은 연못습지에서 물옥잠을 보고 일어서려는데, 바로 옆의 물 위에 큰 방석을 깔아 놓은 듯한 모습의 가래 무리들도 꽃이삭을 뽑아 들고 꽃을 한창 피우며 눈길을 준다. 꽃이삭이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수면 위에 빈틈없이 작은 잎들을 펼친 모습은 수생식물의 진면목을 보는 듯 장관이다. 보통 떡이나 엿 등을 둥글고 길게 늘여서 만든 토막을 가래라고 하는데. 이 식물의 잎이나 이삭꽃차례의 모양이 가래처럼 생겨서 가래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래] 소생식물목 가래과 가래속 여러해살이풀, 길이 50cm 물속잎 좁은 피침형, 긴 잎자루 뜨는잎 피침형, 길이 5∼10cm 꽃 7∼9월, 황록색, 이삭꽃차례 열매 핵과, 길이 3mm [가래]는 외떡잎식물 소생식물목 가래과 가래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길이는 50..

풀 이야기 2023.09.08

참통발(Utricularia australis R.Br) (23.9월)

경포호수 옆으로 만들어진 가시연습지 옆의 작은 습지에 물옥잠이 한창 하늘빛 꽃을 피우고 있고, 바로 옆으로 이어진 작은 수로를 따라 참통발이 금빛으로 빛나는 노란 꽃을 피우고 낚시 중이다. 참통발의 노란 꽃은 어여쁘고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참통발은 수생 식충식물이다. 줄기와 이어진 실 같은 잎에 많은 통발을 설치하고 수로를 따라 이동하는 작은 벌레나 작은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대부분의 식충식물들은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벌레를 잡는 것이 보통인데, 참통발은 이와는 달리 물속에서 포낭충이라는 벌레잡이 주머니를 통해 벌레를 잡아먹는 독특한 식물이다. 참통발은 어구인 통발 같은 포낭충으로 물고기나 곤충을 가두어 잡는 통발을 닮았고, 통발보다는 좀 더 낫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참통발] 통화식물목 통발과..

풀 이야기 2023.09.08

개면마(Onoclea orientalis) (23.9월)

뒷산 오솔길 옆의 그늘진 산비탈에 고사리를 닮은 개면마가 넓은 큰 잎을 펼치고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즐기고 있다. 잎이 언듯 보면 부드러워 보이지만 만져보면 다소 딱딱하고 거칠다. 개면마는 연마에 접두사 '개'가 덧붙여진 이름인데, 면마는 관중의 다른 이름으로 관중, 즉 면마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개면마] 고사리목 면마과 야산고비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70~150cm 영양엽 잎몸 장란형, 1회우상열편 포자엽 길이 30~70cm [개면마]는 양치식물 고사리목 면마과 야산고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70~150cm이다. 학명은 Onoclea orientalis (Hook.) Hook.이다. 잎은 모여나며 영양엽과 포자엽, 두 가지 모양의 잎이 난다. 영양엽의 잎몸은 긴 달걀모양 또는 긴..

풀 이야기 2023.09.07

물옥잠(Monochoria korsakowii) (23.9월)

경포호의 가시연습지와 연꽃습지사이의 작은 습지에 물옥잠들이 청자색 꽃송이들을 활짝 피워내 오가는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늘빛이 담긴 습지 연못에 피어 난 하늘빛 물옥잠 꽃은 마치 하늘에 핀 꽃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이 어여쁜 물옥잠꽃을 보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렸다. 해가 뜨고 나서도 7시까지 물옥잠은 활짝 피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햇살이 비치자 그때서야 꽃송이들이 활짝 열린다. 뿌리는 물속 진흙 속에 묻고 줄기마다 솟아오른 꽃송이들의 푸른빛은 아쉬운 여름하늘 빛깔을 담아서 그런지 정말 아름답다. 물옥잠은 주로 수심이 낮은 연못이나 습지에 사는데, 특히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진흙바닥을 좋아한다. 물옥잠은 잎이 옥잠화를 닮았고 물에서 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옥잠] 분질배유목 물옥잠..

풀 이야기 2023.09.06

버들마편초(Verbena bonariensis) (23.9월)

강릉시 초당동, 허난설헌기념관 옆으로 만들어진 꽃밭에 버들마편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바로보이는 허난설헌의 동상 얼굴이 건너 보이는데, 버들마편초 꽃을 대하니 난설헌의 붉은 핏빛 설움이 배어 보인다. 긴 꽃대위에 촘촘히 빼곡하게 피어 난 큰 꽃송이가 달려 마치 둥둥 떠있는 듯해 보인다. 꽃의 크기에 비해 줄기는 가늘고 너무 빈약해 약한 바람에도 이리저리 마구 흔들리기만 한다. 마편초는 말의 채찍 같은 풀이라는 뜻이며, 버들마편초는 잎이 버들잎을 닮은 말채찍 같은 풀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버들마편초] 꿀풀목 마편초과 마편초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50~120cm 잎 마주나기, 선형, 톱니 꽃 6~10월, 붉은보라색, 취산화서 열매 분과, 장타원형, 길이 2mm [버들마편초]는 꿀풀목 마편초과 마편..

풀 이야기 2023.09.03

작약(Paeonia lactiflora) (23.8월)

경포호 옆에 만들어진 꽃밭에도 계절이 지나고 있다. 지난봄에 활짝 피었던 작약 꽃들은 볼 수 없지만 요즘은 가지마다 열매들이 검은빛으로 익어 가고 있다. 작약은 한자로 芍藥인데, 芍(함박꽃 작) 자를 사용해 함박꽃과 혼동되기도 한다. 작약은 풀이고, 함박꽃은 나무에서 피는 꽃이어서 둘은 서로 다른 식물이다. 작약(芍藥)은 중국에서 유래된 이름이며, "적(癪)'을 그치는 약'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적(癪)'은 심한 위경련(胃痙攣)으로 가슴과 배가 몹시 아픈 병(病)을 말한다. [작약]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잎 어긋나기, 3출겹잎 꽃 5∼6월, 붉은색 흰색 열매 골돌과, 난형, 8월 [작약]은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높이는 60cm 정도이다. 학명은 ..

풀 이야기 2023.08.31

그령(Eragrostis ferruginea) (23.8월)

경포호수 옆의 솔숲 오솔길 양옆으로 그령이 안개꽃처럼 하얀 꽃을 피워 내고 있다. 키 큰 소나무 아래 자리 잡은 그령들이 제법 큰 무리를 이루었다. 그령은 사람들 이 자주 다니는 길가에 발길에 밟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특이한 풀이다. 주로 농촌의 들녘길이나 제방둑길 등지에 흔히 보이는데, 그령은 밟히면 바로 일어서는 특성이 있는 질기고 강한 풀이다. 그령은 잎이 부드럽지만 질기고 억세다. 그래서 길 위에 그령 두 개체를 서로 묶어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의 발이 걸려 넘어지는 장난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이 넘어졌으면 넘어졌지 절대로 그령 다발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령은 '잡아매다', '묶다'라는 의미의 '그러매다'에서 '그렁'을 거쳐 '그령'이 됐는데. 무언가를 동여매는 풀이라는 의미이다. ..

풀 이야기 2023.08.31